경기 둔화 우려에 삼전·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약세러·우 이슈 따른 소재 공급·원자재 가격 상승 문제 여전낸드 업황 2분기 상승 전환 예상…실적 주도할 전망 주가 바닥 구간…인플레이션 둔화 시그널 시 반등 가능성↑
  •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올해 들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 주가가 2분기부터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완화되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KRX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8% 하락한 3600.26에 거래를 마쳤다. KRX반도체지수는 올해 들어 전일까지 12.3% 이상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또한 17조원가량 증발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낸 삼성전자는 전일 장중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불안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 대비 올 1분기 말 주가 상승률은 –14%를 기록, 이른바 ‘6만전자’에서 쉽사리 탈출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주가 또한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일 전 거래일 대비 0.45%(500원) 하락한 11만1500원에 거래를 마친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 15% 가까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 대장주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우려, 메모리 반도체 불황 조짐, 반도체 장비 수입 둔화, 디램(DRAM) 가격 상승 어려움 등을 꼽는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판매, PC 및 노트북 등의 판매 부진 영향으로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한 우려가 누적되면서 반도체 업종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이후 반도체 장비의 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라며 “2015년 반도체 불황기, 2018년 무역분쟁, 2020년 코로나19 발발 시기에도 반도체 장비 수입이 둔화한 적이 있다는 걸 돌이켜 보면 반도체 장비의 수입 감소가 지속될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섹터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인플레이션으로 야기될지 모르는 경기 둔화 우려”라며 “에너지를 넘어 식료품과 임금 등으로 인플레가 확산함에 따른 IT 내구재 소비 둔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2분기부터 수요 회복에 따른 본격적인 메모리 가격 반등과 이에 따른 주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분기 낸드(NAND) 플래시 가격 상승을 시작으로 3분기에는 DRAM 가격 또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7.2% 증가한 60조4994억원이다. 1개월 전(58조9160억원)과 3개월 전(55조8278억원)보다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경우 확률적으로 한 달 뒤의 주가는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매크로 우려로 주가의 상승 탄력이 강할 것이라 보긴 어렵지만, 견조한 실적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여력이 더 커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기업들의 IT 투자는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마저도 경기 둔화라는 암운을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 수 있다”라며 “결국, 인플레 둔화 시그널이 어느 정도 확인되기 전까지 주가가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 또한 “하반기에 다가갈수록 메모리 수요보다는 공급에 무게를 둬야 한다”라며 “메모리 재고는 건전한 수준인 가운데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 증가, 공급사들의 수익성 위주 전략에 기반해 DRAM 수급 개선을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선도 기업들의 현재 주가 수준이 바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주가 기준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8.9배, SK하이닉스는 7.0배 수준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3분기 NAND와 DRAM 가격이 상승 반전하면서 메모리 업체는 하반기 급격한 실적 성장을 나타낼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연간 최대 실적을, SK하이닉스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각각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 연구원은 “글로벌 이슈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현재 주가는 밸류에이션 저평가 구간”이라며 “현 주가에서 메모리 업체 매수를 주저할 필요는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