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 1059조… 1조9000억 줄어신용 3조1000억 ↓, 주담대 2조1000억 ↑기업 8조6000억 늘어… 中企 7조7000억 급증
  • ▲ 시중은행ⓒ뉴데일리 DB
    ▲ 시중은행ⓒ뉴데일리 DB
    은행권 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사상 처음이다. 2004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2개월 연속 감소한 적도 없었다.

    13일 한국은행의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원으로 전월대비 1조원 줄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2000억원 감소를 시작으로 넉달새 1조9000억원 줄어들었다.

    정부 및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지속, 대출금리 상승, 주택시장 부진 등의 영향이 이어지며 신용대출 중심으로 감소폭 확대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신용대출 감소폭은 3조1000억원으로 3월 기준 사상 최대다.

    신용대출 감소세에도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매매거래 둔화에도 전세 및 집단 대출 관련 자금수요 지속 등으로 증가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은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연장, 시설자금 수요가 늘어나며 8조6000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자 은행권이 기업 대출영업에 집중함에 따라 증가폭이 확대됐다.

    기업대출 수요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두드러졌다. 대기업대출은 7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느는데 그쳤으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5조6000억원에서 7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회사채는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발행 및 투자 수요 모두 둔화되면서 9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은행권 수신액은 2152조7000억원으로 전월대비 8조원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16조3000억원 늘어 1010조7000억원을 기록했고, 정기예금은 3조6000억원 줄었다. 기업 및 가계 자금의 유입에도 기타금융기관 자금이 유출된 탓이다.

    수신(예·적금)액은 늘고 대출수요는 줄어들면서 은행권은 대출액 늘리기에 안간힘이다. 올해 기준금리 전망 상단이 2.5%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순이자마진(NIM)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 0.2%p, 비대면대출은 0.1%p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KB국민은행도 혼합형 상품 금리를 0.45%p, 변동금리 상품은 0.15%p 낮췄다. 우리은행도 주담대와 전세대출 모두 0.1%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한은 금융시장국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둔화가 지속됨에 따라 가산금리 인하, 대출한도증액 등을 통해 대출영업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이런 은행들의 노력이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지는 향후 추이를 좀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