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절반 넘은 재건축 중단은 처음"10일 이상 공사 중단 시 시공계약 해지" 강수이문·신반포 등 곳곳 차질… 주택공급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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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결국 착공 2년여 만에 중단됐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과거 총회에서 통과한 공사비 계약을 취소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이뤄진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업단은 지난 15일부터 현장의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했다. 

    이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16일 지난 2019년 총회에서 통과됐던 ‘공사계약 변경의 건’을 취소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재까지 진행된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공정률은 절반을 넘어선 52% 수준이다. 공정률 절반을 넘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재건축 공사가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기존 5930 가구 규모 단지를 지상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의 ‘올림픽파크 포레온’ 아파트로 새로 짓는 사업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는 주요 이유는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마찰 때문이다. 2016년 둔촌주공재건축 공사비는 2조7000억원 수준으로 계약이 이뤄졌으나 이후 2020년 가구 수, 상가 건물 추가 등으로 5300억원이 증액된 3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해당 계약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주장이 조합원 사이에서 제기됐다. 계약을 체결한 집행부가 전격 교체되면서 전임 집행부와의 계약은 유효하다는 시공사업단과 무효라는 조합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서울시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공사 중단 사태까지 벌어졌다.

    현재까지 들어간 공사비는 약 1조7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조합의 사업비 7000억원 규모를 지급보증한 것과 금융비용 1500억원 등을 더하면 이미 2조5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으로 올해 상반기 예정됐던 4700여가구 규모의 일반분양도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만1300가구로 둔촌주공 일반분양 물량이 제외될 경우 1만여 가구가 줄어들게 된다.

    둔촌주공 외 다른 서울 재개발 정비사업들이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분양 물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동대문구 이문1구역과 3구역 총 7390가구는 올해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으나 설계 변경 등의 이유로 일정이 미뤄졌다. 2678가구 규모의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 역시 공사 현장에서 유물이 발견돼 연내 분양이 쉽지 않다는 시선이 많다.

    이 밖에 신반포15차 재건축(641가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3307가구), 방배5구역 재개발(2796가구) 등도 연내 분양 시기가 미정인 만큼 주택 공급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