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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민도 못피하고 월세 전환만 속도…임대차법-보유세에 금리인상까지

1분기 월세 40% 육박…임대차법 시행전 24% 수준4월 KB월세지수, 또 사상 최고 경신…22개월째 상승전셋값 뛰자 목돈 마련 힘든 세입자들 월세 시장으로

입력 2022-04-28 13:59 | 수정 2022-04-28 14:54

▲ 서울 아파트. ⓒ연합뉴스

1분기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거래가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0%p 이상 비중이 커졌다. 월셋값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22개월 연속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임대차 신고제 등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고 매물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여기에 대출 규제에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까지 오르자 월세를 택하는 세입자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줬다.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해야 하는 집주인 입장에서도 월세를 선호하다 보니 양쪽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분기 서울에서 아파트 전·월세 전체 거래 1만8244건 가운데 월세가 일부라도 낀 거래(7029건)의 비중은 38.5%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34.5%에 비해 3.7%p 높아진 것이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이처럼 높아진 배경에는 임대차 3법이 첫 손에 꼽힌다.

실제 월세 비중은 2020년 7월 임대차 3법이 시행되기 전과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2020년 1분기만 하더라도 전·월세 중 월세가 조금이라도 껴 있는 거래는 24.2%에 불과했다. 2년 만에 10%p 이상 비중이 높아졌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으로 전세물건이 줄고, 그나마 체결된 신규 계약의 가격도 오른 영향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기본적으로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수요가 유지되니까 가격이 올라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월세 비중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의 월간 통계를 보면 이달 서울 KB아파트 월세지수(2019년 1월=100)는 111.8로, 2015년 12월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통계는 95㎡ 미만 중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2015년 12월~2020년 7월 사이 3년 6개월 동안 99.7~100.3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임대차법이 적용된 2020년 7월 91.3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인천과 경기의 이달 월세지수도 각각 113.1, 112.4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세가격 상승 폭은 매매나 전세보다 훨씬 가파르다.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지난해 말에 비해 2.3p 올랐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와 전세가격지수는 각각 0.8p 오르는 데 그쳤다.

실제 월세가격 흐름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포 자이' 84㎡는 지난해 3월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월세 440만원, 1억원에 5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다가 올해 2월에는 2억원에 570만원에 반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에서는 84㎡가 지난해 2월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65만원에서 올해 2월에는 3억원에 265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평균 월세가격은 3월 125만원으로,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강남구의 월세가격은 지난달 249만원, 서초구와 용산구는 19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3월 전세가격이 두 달 연속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년간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전세물건을 구하기 어려워진 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대책에 따른 전세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 증가에 따른 다주택자들의 월세 선호 현상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집주인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전세는 반전세로 바꾸거나 월세는 임대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세입자들에게 세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가 세 부담 강화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 상승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최근 월셋값 상승은 전세대출이 어려워진 문제와 함께 금리 영향도 적지 않다"며 "지난해 말 세금을 납부한 임대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와 맞물렸다"고 진단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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