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6·7월 추가 빅스텝 예고…자이언트스텝 선그어시장 우려 일부 해소…인플레이션 불확실성 여전4월 미 CPI 지표서 인플레 정점 확인해야 시장 안도
  •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결정했다. 지난 2000년 이후 22년 만이다.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은 일축하면서 시장 우려는 해소됐지만 최소 두 달간 빅스텝 인상이 전망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일(현지시각) 발표되는 미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를 확인해야 코스피가 상승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플레이션 잡기 위해 빅스텝 단행…자이언트스텝은 선긋기

    연준은 지난 3~4일(현지시각) 열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빅스텝을 단행한 건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지난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이다.

    이와 더불어 내달부터는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를 시작한다. 내달 국채 300억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175억달러를 매각하고 3개월 후엔 국채 600억달러와 MBS 350달러까지 축소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한 번에 금리 0.75%포인트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FOMC는 0.75%포인트 인상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향후 추가적인 빅스텝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파월 의장은 "추후 몇 차례 회의에서 0.5%포인트 추가 인상을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게 FOMC의 대체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FOMC 회의는 6·7·9·11·12월 다섯 차례 더 남아 있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6·7월 FOMC가 각각 0.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하며 내년 6월까지 기준금리가 3.0~3.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이 이같이 결정한 이유는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미국인들에게 직접 말하고 싶다.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며 "우리는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와 기업의 재정 상태가 양호하고 초과 저축이 존재하며 노동시장은 매우 강력해 경기 침체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연착륙할 좋은 기회가 있다"며 경기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코스피, 추세 상승은 아직…4월 CPI '주목'

    연준의 결정 이후 증시는 급격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다. FOMC 회의 직후 안도 랠리를 펼쳤던 뉴욕증시는 지난 5일(현지시각) FOMC 결과를 소화하며 국채금리가 다시 급등세를 보이자 하루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7%, 나스닥 지수는 4.99% 폭락했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이같은 긴축 조치로는 높아진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의견이 급격히 대두되면서 정책 실망감이 커졌고 이로 인해 간밤 증시 급락이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간 8%를 넘나드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준 목표인 2%대 중반으로 내려오기 위해선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시장 금리는 연준의 정책금리 전망을 더욱 높여 잡으며 급등세를 보였고 증시 또한 낙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그간 낙폭이 컸던 코스피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 침체 우려에 2600선 횡보세를 지속 중이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초부터 긴축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 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셀 인 메이(Sell in May)라는 증시 격언과 달리 낙폭 과대 주식 시장의 되돌림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우려는 6월 회의였다. 파월 의장 발언 후 90%에 근접했던 6월 75bp 인상 확률이 0%로 감소했다"며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인 파월 의장의 가이던스에 당분간 주식시장에 안도 랠리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간의 낙폭을 만회하는 정도지 섣불리 추세적 전환을 낙관해선 안 된다는 조언이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봉쇄가 공급망 차질을 심화시켜 플레이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에 선을 그었을 뿐 금리 인상 속도가 낮아진 게 아니라는 점에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시장은 미국의 4월 CPI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를 높인다면 안도 랠리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일각에선 연준 행보가 인플레이션에 뒤쳐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4월 CPI 발표에서 인플레이션 정점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내달 FOMC 앞두고 다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며 "4월 CPI에서 인플레이션 정점에 대한 기대가 확인돼야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의 안예하 연구원은 "인플레 피크아웃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연내 3% 수준까지 금리 인상 필요성 주장 등 불확실성이 5월에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어 보수적 대응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정점이 확인되면 이르면 6월 2800선대까지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FOMC와 4월 미국 CPI를 확인한 시장은 우상향할 것이라 본다"며 "늦어도 6~7월 정도에는 코스피가 2800선에 안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