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캐피탈사 순익 3595억, 59% ↑ 신한 1086억, 84% 증가… 지주계 최초 1000억 넘겨자동차금융 대신 기업·투자금융 중심 개편
  • 금융지주계 캐피탈사들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속에서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카드사의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진 자동차금융 대신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캐피탈 등 5개 금융그룹 캐피털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595억원으로 전년 동기(2261억원) 대비 59% 증가했다.

    특히 신한캐피탈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8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592억원)보다 84% 성장하면서 금융지주계 캐피털사 중 가장 높은 순익을 기록했다. 금융지주계 캐피털사 중 분기 당기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어 하나캐피탈이 전년 대비 48% 늘어난 9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두 번째로 높은 순익을 기록했다. KB캐피탈도 1년새 539억원에서 833억원으로 55% 늘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해 1분기 350억원에서 40% 성장한 4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NH농협캐피탈도 올해 1분기 2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지난해보다 66% 증가했다.

    이는 금융지주계 캐피탈사들이 본업인 자동차금융 대신 기업대출이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금융 등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신한캐피탈의 경우 신한금융지주가 2020년 사업재편 작업을 진행하면서 기업금융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했다. 현재 신한캐피탈은 기업·투자금융 자산이 전체 자산의 100%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2020년부터 기업금융에 집중하면서 투자금융 및 기업금융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자수익과 투자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증가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KB캐피탈 역시 자동차금융보다 기업금융 부문의 성장이 분기 최대 실적을 거둔 배경이 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신차 판매가 줄어든데다 카드사들의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보다 기업대출 취급을 많이 늘렸다는 게 KB캐피탈의 설명이다.

    게다가 지난해 9월 투자금융 확대를 위해 투자금융본부 조직을 신설했으며 올해는 전문인력 채용과 함께 현재 2개 부서로 이뤄져 있는 투자금융본부를 올해 안에 4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캐피탈도 경기변동에 민감한 고위험 자산을 감축하고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성과를 나타냈다. 우리금융캐피탈과 NH농협캐피탈 역시 기업금융 부문을 확대하며 역대급 순익을 거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업인 자동차금융이 카드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기본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기업금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꾀했다"면서 "금융지주 차원에서 은행을 통해 신용공여를 해주는 등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