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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안보②]밥상물가 도미노 인상…'高환율'까지 설상가상

곡물가격 상승에 사료값 덩달아 올라…고깃값도 불안생산비용 증가 축산농 부담↑…소비자물가 전이 불보듯환율상승 겹쳐 수입물가 압박…한미정상회담 의제 기대

입력 2022-05-16 10:42 | 수정 2022-05-16 10:47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속화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1차 에너지 쇼크에서 2차 식량난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 압력이 커진 가운데 국제 곡물가격도 출렁이면서 밥상물가를 위협하는 실정이다. 곡물 수출국들이 자국 물가 안정을 이유로 잇달아 수출제한 카드를 꺼내 들면서 식량 보호주의가 확산하고 있다. 설상가상 환율마저 고공행진을 하면서 물가 불안을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편집자 註>

▲ 수입쇠고기.ⓒ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푸틴발(發) 글로벌 공급망 훼손이 에너지 물가 상승은 물론 밥상물가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3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전쟁터로 변하면서 곡물 공급이 차질을 빚자 사룟값 부담 증가로 쇠고기·돼지고기 등 육류시장까지 가격 파동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4.8%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 추세석유류는 34.4% 오르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한동안 상승세가 주춤했던 농·축·수산물도 지난달 1.9% 오르며 반등했다. 수입쇠고기는 28.8%, 돼지고기는 5.5%, 국산쇠고기는 3.4% 각각 올랐다. 농·축산물 가격이 반등한 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비룟값·사룟값이 일제히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의 질소비료 1위, 칼륨비료 2위, 인비료 3위 수출국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해바라기씨유 무역의 53%, 밀의 27%를 담당한다.

국제 곡물가격은 통상 3~7개월 시차를 두고 수입단가에 반영되는 만큼 우크라이나 사태로 말미암은 곡물 가격 상승은 하반기에 국내 배합사료와 축산물 물가를 본격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우크라이나발 공급 차질로 가격이 오를 때 사들였던 사료용 곡물 물량이 3분기에 들어오면서 수입단가가 2분기보다는 6.8%,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32.5% 각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룟값 상승은 이후 축산물과 가공식품, 외식 물가에 차례로 반영된다. 농가에서 사육비 증가 부담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수입단가가 10% 오르면 가공식품과 외식 소비자물가를 각각 3.40%, 0.58% 밀어 올린다는 게 농촌경제연구원측 설명이다. 배합사료 생산자물가는 5.3%, 축산물 소비자물가는 1.72~2.94% 상승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도의 밀 수출금지 등이 우리나라 경제시스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수입물가 상승으로) 밀가루, 식용유 등의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어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대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식량 문제는 가격과 양적인 문제로 나눠볼 수 있다"며 "우선 양적인 문제는 미국, 캐나다 등 주요 식량수출국의 휴경지 등 잠재력을 활용하면 과거 기상이변에 따른 공급난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다만 수급이 다시 안정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옥수수, 콩, 밀 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량이 있으므로 당분간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환율.ⓒ연합뉴스

곡물 공급 차질이 식탁물가 전반을 위협하는 가운데 환율 상승은 이중 충격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22분 현재 1277.3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1284.2원)보다 6.9원 내렸다. 지난 13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세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지속적인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와 무역수지 등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성 교수는 "환율 상승까지 겹쳐 공급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곡물 공급망 차질 등은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단기적인 솔루션으로 금리 인상의 고통을 각오하고서라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을 따라가면서 (환율 추가 상승을) 억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만간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에서 식량안보 문제를 의제로 다룰 필요성도 제기된다. 성 교수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다자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결국 무역과 관련돼 있고, 미국이 인도를 참여시키려 하는 만큼 신뢰할 수 있는 (IPEF) 참여국끼리는 경제안보 측면에서 (곡물)수출 규제를 하지 말자는 정도의 언급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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