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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불안 못 떨쳤다… 한미 상시 통화스왑 불발

공동성명 '외환동향 긴밀협의'… 이례적구체적 실무방안 없이 선언적 문구 그쳐중앙은행간 결정사안… 당장 체결 어려워외교적 물꼬 의의… 한은 역할론 대두

입력 2022-05-23 09:32 | 수정 2022-05-23 10:02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식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례적인 '외환 협력' 문구가 등장하면서 향후 한미 상시 통화스왑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당장 상시 스왑 체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양국 중앙은행간 협상과정에서 의외의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선언문에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의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외환시장을 포함하여 지속가능한 성장과 금융 안정성 증진'이라는 구절도 함께 담겼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양국 행정부 간 협력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외환과 관련된 협력 문구는 공동선언에 최초로 등장한 것 아닌가 싶다"며 "두 정상이 금융시장을 포함해 외환시장 전반의 안정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국 금융공조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축통화국 미국은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 주요국과 상설 통화스왑을 체결하고 있다. 반면 원화는 글로벌 수출 대금 결제 비중이 2.4%에 불과하는 등 세계 20위권 밖 통화로 평가된다. 한미 상설 통화스왑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이유다.

미 연준이 내달부터 9조 달러에 이르는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양적긴축(QT)를 시작하기로 했다는 것도 통화스왑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전세계에 퍼져있는 달러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이에 반하는 통화스왑을 선택지에 올릴 수는 없다는 얘기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성 통화스왑을 체결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가능성이 그렇게 많아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중앙은행간 상설스왑에 준하는 어떤 디테일이 나올지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금융공조체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한국은행의 역할론이 대두된다. 통화스왑을 위한 외교적 물꼬는 텄으니 중앙은행간 소통을 통해 모멘텀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왕 비서관은 "미국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며 "통화스왑 주체는 한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등 양국 중앙은행"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양국 정상간 외환시장 안정 협력이 확인된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1270.7원으로 바이든 대통령 방한 전날인 19일 1278.0원 대비 7.3원 하락안정됐다.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화를 위한 추가 조치 기대감도 원화 약세 흐름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통화스왑 논의가 물밑에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기재부와 미국 재무부가 향후에도 계속 협조할 것이라는 발표는 통화스왑 얘기가 협상 테이블에 또다시 오른다는 뜻"이라며 "단기적인 한시 스왑을 논의할 수도 있고 장기적인 상시 스왑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앞서 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의 회동 직후 "현재 경제상황이 엄중하고 정책수단은 상당히 제약돼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중앙은행과 정부가 인식을 나누고 정책조합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종현 기자 ajh@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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