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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신용카드 납부 불만 증폭…납세자에 수수료 떠넘기기 논란

국세 신용카드 수수료 0.8%, 체크카드 0.5%지방세 카드 수수료 0…자금운용 차이 때문"정부가 수수료 부담" 여론…국세청 "권한 없다"

입력 2022-05-26 13:35 | 수정 2022-05-26 13:55

▲ ⓒ연합뉴스

상거래에서 신용카드 결제시 판매자가 카드수수료를 내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으나 국세 납부에 있어서는 정부가 여전히 신용카드 수수료를 납세자에게 요구하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26일 국세청, 세무업계 등에 따르면 납세자가 신용카드로 국세를 납부하면 신용카드는 0.8%, 체크카드는 0.5%의 수수료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만약 100만원의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했을 경우 8000원을 또 내야한다는 뜻이다. 

반면 자동차세나 취·등록세 같은 지방세는 신용카드로 납부해도 납세자가 수수료를 한푼도 내지 않는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세금인데도 종합소득세나 부가가치세, 양도소득세 등 국세를 납부할때는 0.8%의 수수료를 내고 지방세를 납부할때는 수수료를 내지 않는 것이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지방세 카드 납부시 수수료를 내지 않는 이유는 지방세수납대행기관이 자금운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세수납대행기관인 카드사가 납부된 지방세수를 일정기간 운용함으로써 이득을 얻는 대신 카드수수료를 납부하는 것이다. 

반면 국세는 그런 시스템이 돼 없다보니 납세자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 국세 납부 고지서 ⓒ연합뉴스

국세통계에 따르면 신용카드로 국세를 납부한 실적은 2016년 243만1436건, 2017년 281만8236건, 2018년 319만3006건, 2019년 352만9536건, 2020년 333만2587건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20년 기준 신용카드로 국세를 납부한 세액은 14조424억원이었는데 이로인한 신용카드 수수료는 1123억원 가량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국세청이 수납한 국세액중 신용카드 납부세액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제일 적다. 2020년 기준 국세청 수납세액은 320조1686억원으로 은행방문이 137조157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계좌이체가 115조8588억원으로 그 다음이다. 가상계좌 납부는 51조7525억원으로 신용카드 납부 14조424억원, 비중으로 따지면 전체의 4.3%에 불과했다. 

하지만 세액이 아닌 세목별 건수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020년 기준 신용카드 납부건수 333만2587건 중 부가가치세가 195만5986건으로 58%를 차지했다. 다음은 종소세로 64만1449건이었으며 양도세 8만4832건이었다. 법인세는 6만6038건이다. 종소세 분야 또는 부가세 분야에서 신용카드 납부건수가 많은 것은 법인보다는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가 신용카드 납부를 선호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당장 자금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해 세금을 납부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계좌이체 등을 통해 세금을 납부한다면 당장 현금이 필요하지만 신용카드로 납부하면 실제 내 돈이 들어가는 것을 다음달 결제일까지 미룰 수 있다. 또 할부거래를 한다면 세금을 나눠 낼 수도 있어 납세자의 원활한 세금납부를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 

이런 이유로 국회에서는 국세의 카드수수료를 면제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2월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국세와 지방세의 카드수수료를 모두 면제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가가 카드수수료를 부담하는 방안보다는, 카드사를 압박해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14일 금융위원회는 카드사 사장단을 소집해 국세 카드납부수수료를 언급하며 "정부는 카드 납부수수료를 부담할 의향이 없고, 카드사가 납세자의 부담을 덜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교수)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카드 수수료는 매출이 발생한 식당에서 부담하는데, 세금도 정부 입장에서 볼 때는 수입이 늘어난 것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부담해야 한다"며 "현금이 없는 사람도 신용카드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기 때문에 세수가 증가하는 부분이 있어 수입이 발생하는 쪽이 수수료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카드 수수료율 등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에서 수수료율을 정하는 것이 아니고 금융위와 카드사에서 결정한다. 카드사에서는 오히려 0.8%가 낮다고 주장하지만, 국세청이 카드사의 원가를 들여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세는 자금을 유용할 수 있어서 카드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지만, 국세는 납세자가 납부하면 바로 국고로 들어가는 구조라서 지방세처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희정 기자 hjle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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