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시상식… 2016년 이후 6년 만호암 이병철 회장 '인재제일' 철학 계승올해까지 164명 수상자 총 상금 307억 수여
  • ▲ 3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2022년도 제32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성진 기자
    ▲ 3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2022년도 제32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성진 기자
    삼성그룹 창업자 호암 이병철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31일 개최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년 만에 참석했다.

    호암재단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2022년도 제32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시상식에는 이 부회장이 수상자들을 직접 격려하기 위해 2016년 이후 6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 호암상 시상식에는 고(故)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총수 일가가 참석했지만, 2016년에는 이 부회장만 참석했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이 부회장도 불참했다.

    이날 오후 3시34분경 호텔 정문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호암상 시상식 참석 소감 ▲미국 테일러 공장 착공식 참석 여부 ▲인텔 CEO 대담 ▲450조원 투자 방향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은 하지 않은채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이 부회장이 사법리스크로 인한 경영활동 제약 등에도 오랜만에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선대의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사장(DS부문장)을 비롯해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최영무 삼성사회공헌총괄 사장, 임영빈 삼성생명공익재단 사장 등 계열사 사장들도 참석했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오용근 포스텍 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장석복 카이스트 특훈교수 ▲공학상 차상균 서울대 교수 ▲의학상 키스 정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김혜순 시인 ▲사회봉사상 하트-하트재단 등이며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씩 총 18억원이 수여됐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학술, 예술, 사회봉사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을 다해 인류사회 발전과 고귀한 인간 사랑 실천에 큰 업적을 이룬 훌륭한 분들을 수상자로 모시게 되어 큰 기쁨이자 자랑이다"라며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오용근 교수는"수학 분야는 좋은 논문을 발표해도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저의 수상을 통해 외로운 연구 여정에 정진하시는 모든 분들께 큰 희망이 되면 좋겠다"고 소상소감을 전했다.

    장석복 특훈교수는 "강원도 산골 출신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과학자로 성장한 저의 모습을 통해 지금도 어디에선가 힘든 생활을 해야만 하는 청소년들이 꿈을 꾸고 미래의 희망을 가지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상균 교수는 "꿈은 실패를 축적해 이루어 진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따라와 준 제자들과 지지해 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상금은 미래의 도전적이고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소중하게 쓰겠다"고 했다.

    키스 정 교수는 "우리는 생물학과 의학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고, 이러한 기술들이 환자들을 위한 새롭고 더 나은 치료법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혜순 시인은 "시인들은 경제적 가난을 스스로 선택하고, 이 일에 빠진 사람들이다. 이 상을 받게끔 함께 시의 별자리를 가득히 채워주고 모국어로 시를 쓰는 동료시인들에게 한없는 감사를 전한다"고 시인으로서의 소감을 밝혔다.

    하트-하트재단 신인숙 이사장은 "발달장애인 단원들의 열정과 의지, 재단의 지속적인 후원 등이 어우러져 기적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지난 34년간 성원해주신 후원자들께 감사드리며 사회복지사업에 더욱 헌신하겠다"고 했다.

    호암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7월 말 방학을 맞은 전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온라인 지식 강연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미래의 에너지, 인문과 예술 등 다양한 최신 주제에 대해 각 분야 명사들의 강연과 청소년들의 온라인 참여 토론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회장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해 올해 제32회 시상까지 총 164명의 수상자들에게 307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호암재단은 국가 과학기술 역량 육성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021년부터 삼성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 및 화학·생명과학 2개 부문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