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메타버스 근무제' 발표 하루 만에 검토

카카오가 7월 도입하기로 예고한 새 근무 제도가 내부 반발로 일부 내용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논란이 된 실시간 음성채널 접속과 코어타임(집중근무시간) 제도에 대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31일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메타버스 근무제’ 내용 중 일부를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발표한 메타버스 근무제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그라운드 룰’ 적용에 있어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메타버스 근무제의 그라운드 룰 주요 내용에는 직원들이 음성채널에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집중적으로 근무한다는 코어타임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일부 직원들은 사내 간담회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불만을 쏟아냈다. 한 직원은 “2년간 재택근무를 통해 쌓인 신뢰에도 회사가 음성으로 직원들을 감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어타임 도입에 대해서도 직원들이 자유롭게 근무 시간을 정하는 유연 근무제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궁 대표는 이런 사내 여론을 의식한 듯 발표 하루 만에 공식적인 재검토 의사를 들고 나왔다. 추가 공지를 통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음성 대화는 베타테스트 이후 조직 단위로 크루(임직원)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필수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코어타임 제도는 소통을 통해 재검토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엔데믹 상황 속 원격근무를 유지할 것인지 정하는 방향성 설정을 두고 일하는 방식을 결정했다“며 “큰 틀은 변하지 않고 도입 시점까지 크루들과 소통하며 보완할 계획이며, 도입 이후 베타 운영 기간 경험을 통해 새 근무 제도를 정착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