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최다인 13곳 이달 IPO 예정범한퓨어셀 기관수요 예측 선방하며 흥행 가능성 ↑증시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옥석가리기 치열
  • 이달에만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에 13곳에 달하는 가운데 증시 침체 여파로 꽁꽁 얼어붙은 IPO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지 이목이 쏠린다. 특히 오는 17일 상장 예정인 범한퓨어셀이 기관수요 예측에 선방, 흥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모주 시장 침체를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수소 연료전지개발업체 범한퓨어셀은 IPO 수요예측에서 선방하면서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으로 확정했다. 

    경쟁률은 751.4대 1로 집계됐는데 지난달 17~1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24.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청담글로벌과 비교할 때 흥행을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참여 기관의 89.6%가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범한퓨어셀이 8~9일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3일 코스닥에 상장된 청담글로벌은 IPO 과정에서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상장 후 이틀 동안 연이어 상승세를 보이며 이변을 보이고 있다. 

    7일 청담글로벌은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2거래일 만에 공모가(6000원) 대비 65.5% 상승했다. 

    증시 부진·투자심리 악화로 공모가가 낮아졌지만 오히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청담글로벌은 지난달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공모가를 희망 밴드(8400~9600원)보다 낮은 6000원으로 확정했고, 일반청약 최종 경쟁률도 42.14 대 1에 그쳤다. 

    범한퓨어셀이 흥행 조짐을 보이는데다 새내기주의 약진에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도 온기가 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달엔 지난 2월 이후 가장 많은 13개사가 IPO에 나선다. 

    빅데이터 플랫폼업체 비플라이소프트는 오는 9~10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지난 3월 한 차례 코스닥 상장을 철회한 바이오업체 보로노이, 원스톱 플랫폼업체 위니아에이드와 반도체용 장비업체 레이저쎌은 오는 14~15일 각각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KB스팩21호, 교보스팩12호 등 6개 스팩(SPAC)도 이달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있다.

    올해 들어 IPO 시장은 침체를 겪어왔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증시 자체가 극도로 위축된 영향이다. 

    지난 2월 13개사가 공모에 나섰지만 3월(8개사), 4월(7개사), 5월(3개사) 등 줄곧 감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주목받던 업체들이 고평가 논란과 증시 자금이탈, 수요예측 부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출사표를 회수했다.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기업이 공모주 청약에 나서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다만 증시가 여전히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공모주 옥석 가리기는 한층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피크아웃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극도로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다소 완화되곤 있지만 하반기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평가가 갈린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전방 산업의 성장성이 뚜렷하거나 실적을 잘 내는 기업의 경우 시장의 분위기와 상관 없이 관심받겠지만 지분 정리나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 등을 주목적으로 상장에 나서는 경우 계속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IPO 업황이 충분히 회복되기 이전에는 신규 상장 기업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