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신사업 적극 발굴' 주문… 5년간 총 37조 원 투자 계획 밝혀신유열 상무, 일본 롯데케미칼서 경영 수업… 3세에 힘 싣나PI첨단소재 인수서 눈 돌려… 인수시 약 7년 만의 조 단위 투자
  • ▲ 신동빈 회장 ⓒ롯데
    ▲ 신동빈 회장 ⓒ롯데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적극적인 M&A 의지에 힘입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일 IB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가 최근 최대주주인 허재명 사장의 지분 53.3%를 포함한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시가총액(3조80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거래금액은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롯데를 포함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외 대기업과 칼라일그룹,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시장은 관련 산업에 이미 진출한 회사보다는 신사업 진출을 기대하는 대기업 혹은 사모펀드가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이 꾸준하게 화학 분야 신사업 발굴을 주문했던 만큼 롯데의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도전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시도와 도전을 강조했다. 롯데는 지난 달 핵심 산업군에 5년간 총 37조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총수 일가 경영권 강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가 올해부터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 상무를 겸직하며 경영 수업에 돌입했다. 신 상무는 일본 지사에서 영업·신사업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신 상무가 속한 롯데케미칼은 5년간 수소 사업과 전지 소재 사업에 1조 6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화학군 총괄부회장은 지난달 개최한 '2030 비전 성장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수소와 이차전지 등 친환경 투자에 대한 자금 여력이 2030년까지 10조원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PI첨단소재 M&A가 롯데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마무리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통해 1조원 가량의 PI첨단소재 인수에 나설 경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 참전이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였다. 최근 PI첨단소재가 홍콩 사모펀드 베어링PE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롯데의 움직임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이번에 인수하게 되면 7년 만에 이뤄지는 조단위 투자가 된다. 

    롯데그룹이 최근 M&A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한 만큼 시장의 관심이 크다. 롯데는 최근 편의점 미니스톱 인수,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 등 수 천 억원 단위의 딜을 성사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최근 핵심 산업군에 집중 투자한다고 밝혔고, 신사업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며 "롯데케미칼 역시 신 회장의 주문에 따라 신소재 발굴과 함께 모빌리티·배터리 소재 분야 진입에 집중하고 있어 이번 인수에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핵심소재인 동박(일렉포일·Elecfoil)을 생산하는 업체로 SK넥실리스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동박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 측은 6월 초 투자설명서(IM) 배포, 4주 후인 내달 말께 예비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8월 초 본입찰을 진행해 8월 내로 인수자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