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유기업, 카타르 가스전 사업 지분 투자 추진 중대형 LNG선 수주 확대까지…조선업계 “영향 제한적”글로벌 LNG선 점유율, 韓 조선3사 이어 中 업체 뒤쫓아
  • ▲ 2009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카타르에 인도한 초대형LNG운반선. ⓒ대우조선해양
    ▲ 2009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카타르에 인도한 초대형LNG운반선. ⓒ대우조선해양
    중국이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인 카타르 가스전 사업에 지분을 투자키로 하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LNG운반선 독주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중국 국영석유기업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와 시노펙이 총 300억 달러(한화 약 38조원) 규모의 카타르 북부가스전 증산 프로젝트(NFE)에 5% 수준의 지분 투자를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지 소식통은 “CNPC와 시노펙은 카타르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의 운송열차마다 각각 1개의 합작회사(JV)를 설립하고 5%씩 지분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적은 지분이라도 중국이 직접 글로벌 프로젝트에 접근할 기회”고 전했다. 

    러시아, 이란에 이어 세계 3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카타르는 가스전을 개발할 때 글로벌 메이저 석유회사들을 참여시켜왔지만 중국기업의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국유기업들이 카타르 가스전의 지분을 확보하면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의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카타르는 중국 국유기업들이 투자하는 NFE를 통해 연간 LNG 생산량을 현재의 7700만톤에서 2027년까지 1억260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LNG운반선 100척 이상이 발주될 예정이다. 

    현재 LNG운반선의 선가는 2억4000만 달러(약 3097억원)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올해 1분기 이후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지속 감소하면서 선박 발주가 전반적인 다운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발주로 안정된 일감 확보를 꾀할 수 있는 카타르 LNG 프로젝트가 적자를 확실히 털어낼 구원투수인 셈이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은 카타르 가스전에 중국의 지분 참여가 크지 않은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사 관계자는 “중국도 한국처럼 카타르와 향후 발주될 선박에 대해 일부 ‘슬롯계약(도크 선점)’을 체결한 것으로 안다”며 “중국이 카타르 가스전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현재로써는 당장 발주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은 부가가치가 큰 대형 LNG운반선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LNG선 시장 점유율 1위인 한국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대형 LNG운반선 시장은 전 세계에서 한국 조선사들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다. 올해 5월까지 한국은 전 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운반선 61척 중 39척을 수주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대형 LNG운반선 건조 역량을 강화하면서 한국을 맹추격 중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장난조선은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17만5000㎥급 대형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 지난 4월에는 중국 대련조선이 중국 CMES로부터 17만5000㎥급 LNG운반선 2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두 조선소 모두 첫 대형 LNG선 수주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LNG선 시장 점유율은 한국조선해양이 38%로 1위, 삼성중공업이 25%로 2위, 대우조선해양은 16%를 보이며 3위로 집계됐다. 

    그 뒤로 중국의 후동중화조선이 13%로 바짝 쫓고 있다. 후동중화조선은 국내 조선 3사와 더불어 카타르와 LNG운반선 슬롯 계약에 성공한 조선사 중 한 곳이다. 

    또 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 내 발주-수주가 훨씬 더 많다. 한국과 중국의 기술력 차이는 한국이 압도적이며 향후 기술 격차가 줄어들 수는 있겠으나 가까운 시일은 아닐 것”이라면서 “전 세계의 많은 선주들은 안정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한국 조선소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국내 대우조선해양은 총 1조734억원 규모의 17만4000㎥급 LNG운반선 4척을 수주하며 카타르 LNG 프로젝트의 스타트를 끊었다. 2025년 1분기까지 선주사에 인도된 후 카타르에너지의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