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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 52차 공판… "프로젝트G, 특정인 지분 위한 프로젝트 아냐"

지배구조 검토 업무 담당 미전실 직원 증인 출석2012년 대선 이후 적용될 규제 관련 대응 차원 작성"대주주 지분 아닌 그룹의 지배구조 강화 검토 목적"

입력 2022-06-24 09:52 | 수정 2022-06-24 09:52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물산 합병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 2012년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프로젝트-G' 보고서는 정치권이 내건 다양한 규제에 대응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52차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에는 삼성전자 부사장 김 모씨가 출석했다. 김 모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미래전략실에 근무하며 그룹의 지원 및 지배구조 검토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은 ‘프로젝트G’ 문건이 작성된 배경과 목적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프로젝트-G'는 지난 2012년부터 삼성이 추진한 프로젝트로 'G'는 거버넌스의 앞글자를 딴 문서다. 

검찰은 이번 재판 초기부터 ‘프로젝트G’ 문건을 증거로 2012년 제일모직-에버랜드 합병부터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까지 계획적·조직적 경영승계 작업이 이뤄졌다는 논리을 펴고 있다.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에버랜드를 제일모직 일부와 합병하고, 이후 삼성물산과 합병함으로써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의 승계계획을 사전에 마련하는 등 회사 차원의 불법행위가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건에는 이 부회장 이름이 표기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승계 작업'이라는 표현도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모씨는 2012년 대선 이후 마련될 규제에 대응하고 그룹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던 게 ‘프로젝트G’라고 진술했다. 

김 모씨는 "대선에서 여당과 야당 어느쪽 후보가 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규제가 예상됐다"며 "규제가 본격화되면 계열사 지분 구조를 현상태로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 대책을 고민한 것이 '프로젝트G'"라고 말했다. 

실제 2012년 18대 대선은 ‘경제민주화’ 구호가 전면에 섰다. 정치권을 비롯한 정부에서는 정책과제로 '출자총액제한제도' 재도입,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행위규제 강화, '금산분리' 강화 등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분주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2012년 10월 삼성의 지배구조 검토 태스크포스(TF) 운영안을 제시하며 "추진배경 보면 '정치권의 대기업 규제입법 등 경제적 집중에 대한 사회적 부정적 분위기 및 지배력 강화 방안 모색'이라고 기재돼 있다"며 "현 지배구조 강약점 분석과 비지주회사 체제의 지배력 강화 방안 등이 담겼다"고 했다. 

김 모씨는 '이런 검토 내용을 총 망라해 기재한 것이 '프로젝트G'냐'는 변호인단 질문에 "그렇다"며 "순환출자와 금산분리 규제가 적용될 때 그룹지분 15% 미만되는 5개 회사를 그룹의 지배구조 취약한 회사로 분리하고 보강 방안도 검토했다"고 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대주주 지분이 없는 삼성증권과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에 대한 지분 보강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프로젝트G'가 특정인의 지분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방안이 문건에 기재됐다고 해서 미전실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프로젝트G'의 수십 수백 가지 방안 중 하나의 방안을 주제로 삼아서 논의하고 그 하나를 놓고도 엄청 많은 검토 문건이 작성된다"며 "또 검토된 방안은 지금 바로 계열사에 제안하겠다는 차원이 아니고 앞으로 언제가될지 모르겠지만 방향성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김 모씨는 "제가 작성한 문건이 최종 의사결정 문건이라고 볼 수 없다"며 "지배구조 관련해서 이러이러한 방안 있다고 제안하는 것일 뿐 관련 부서 협의 등 절차를 거쳐야 회사 제안 단계로 넘어간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은 ▲1:0.35의 비율로 진행된 제일모직-삼성물산 흡수합병의 불법성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는지 여부 등이다. 

변호인단은 당시 삼성물산의 상황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건설업의 불경기 지속과 해외프로젝트로 인한 막대한 손실로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 변화로 순환출자 등 규제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합병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경영실적과 신용등급도 상승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합병 비율 역시 자본시장법에 따라 정해졌다는 설명이다. 당시 산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은 1:0.35로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 결의일 이전 한달간 각 회사 시가총액의 가중평균값으로 결정된 바 있다.

조재범 기자 jbcho@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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