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흑자전환서 적자지속으로 전망치 하향 수정 항공업, 유류비·리스비 등 고정비 비중 커여객 수요 회복세 감안해 흑자전환 2023년 예상
  •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유가·환율·금리 모두 높아진 ‘3고(高)’에 저비용항공사(LCC)의 흑자전환 시기도 늦춰질 전망이다. 

    당초 LCC업계는 코로나19 일상회복과 국제선 정상화 정책에 따른 여객 수요 증가로 올 연말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로 인한 유가·환율·금리 불안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올해 실적을 흑자전환에서 적자 지속으로 수정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제주항공 영업이익 21억원, 진에어 170억원, 티웨이항공 40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3고 현상 장기화에 올해 제주항공 -1290억원, 진에어 –733억원, 티웨이항공 –475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올 연말로 예상됐던 이들 항공사의 흑자전환 시기는 2023년으로 한 해 더 늦춰졌다. 

    유가와 환율, 금리 변동은 유류비, 리스비 등 고정비 비중이 큰 항공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통상 항공산업은 영업비용 중 고정비 비중이 30~40%로, 다른 산업군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류비 지출은 항공사 운영비의 20~30%를 차지하는데, 고유가로 인해 유류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국제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172.73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8%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같은 날 기준 항공유 가격 지수(JFPI)도 472.18로 집계됐다. JFPI는 2000년 항공유 가격을 100으로 잡고 산출한 값으로, 이는 지난 2000년보다 현재의 항공유 가격이 5배가량 더 비싸졌다는 것을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환율과 금리 인상도 LCC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환율은 이날 기준 1298원으로, 1300원 재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00원을 돌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장중 1300원을 보였다.

    항공사는 달러로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비 등을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경영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대부분의 LCC는 항공기 구매가 아닌 리스해 운용하고 있어 환율 상승에 더 취약하다. 대한항공의 경우 평균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연간 약 45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328억원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2년 넘게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LCC의 부담은 더욱 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LCC의 주 매출원인 여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주말인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인천공항의 이용객 수는 16만636명(출·도착 합계)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5만354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전파가 본격화됐던 2020년 4월 이후 최대치다. 인천공항 이용하는 여행객은 국제선 정상화가 시작된 지난달 8일부터 완만하게 상승하는 추세다.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 엔데믹으로 여객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추세지만, 3고 현상의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항공사의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국제노선 회복에 따른 손실 축소가 기대되지만 고유가 등 비용 부담으로 인해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는 2023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