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글로벌증시 뚝뚝-유가도 급락"…조여오는 'R(경기침체)의 공포'

美채권시장… 2년물·10년물 금리 역전, 올들어 3번째유럽증시 일제 급락… 유로화 가치 20년 만에 최저 수준현대경제연 "기준금리 급히 올리면 실물경제 침체 우려"

입력 2022-07-06 10:06 | 수정 2022-07-06 11:43

▲ 경기 하향.ⓒ연합뉴스

글로벌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조만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빅스텝'(0.5%포인트(p) 금리 인상)을 밟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5일(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2년물 국채 금리(2.792%)가 10년물 국채 금리(2.789%)를 역전했다.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은 지난 3월과 6월에 이어 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은 보통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단기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이 지속하면 경제 활동이 둔화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40여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는 미국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 인상)을 밟으면서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는 추세다.

이날 뉴욕증시는 경기침체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경기민감주와 은행주를 위주로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만967.82로, 전장보다 129.44p(0.42%)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반면 10년물 국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고성장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4.39p(1.75%) 오른 1만1322.24에 장을 마감했다.

우크라이나사태 여파에 경기침체 우려마저 확산하면서 유럽 증시는 큰폭으로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1%p 내린 1만2401.20으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은 7025.47,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794.96을 기록하며 각각 2.86%p, 2.68%p 내렸다.

이날 유로화는 2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은 1.0281달러로 2002년 12월 이후 가장 낮았다.

원화도 약세를 보였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개장 2분 만에 1311.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7월13일(고가 기준 1315.0원)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달러 강세가 경기침체 우려와 맞물리면서 유가는 대폭 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99.50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8.2%(8.93달러) 하락했다. 10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5월11일 이후 2달 만이다.

▲ 뉴욕증권거래소.ⓒ연합뉴스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어느 정도 올릴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한은의 선택지가 넓지않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데다 한은이 당장은 인플레이션을 최우선하여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한 만큼 최초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적잖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지난달 15일 보고서에서 한은이 이달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0.25%p씩 스몰스텝을 밟아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은이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 증가와 경기 침체를 의식해 스몰스텝(0.25%p 금리 인상)에 그칠 거라는 반론도 없잖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16일 내놓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한국의 정책 대응' 보고서에서 "한국이 기준금리를 미국에 동조해 급격히 올리기보다 국내 물가·경기 여건에 맞게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일시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오더라도 중기적으로는 물가안정 효과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미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지만, 우리가 덩달아 빅스텝을 밟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5일 발표한 '스티커 쇼크(sticker shock)와 과잉 대응(overkill)-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 급등의 의미와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급등은 경제 주체들의 의사 결정에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 경로에서 이탈하게 만드는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릴 경우 실물경제가 침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경착륙하면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 침체를 유발하는 '오버킬'(overkill)이 나타나고,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 후퇴) 국면으로의 진입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 긴급 조찬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통방) 결정회의가 있어서 오늘은 아무 말씀도 못 드린다"며 "통방이 끝난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선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환율과 가계 이자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 긴급 조찬간담회.ⓒ연합뉴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