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리언스 선마을, 15년만에 리뉴얼 오픈10억원 투자한 목공방서 목공 체험을저녁엔 선향동굴 와인바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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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일 똑같은 풍경, 갑갑한 사무실을 벗어나 훌쩍 떠나는 상상. 세달도 더 남은 여행 계획을 짜며 느끼는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직장인들이 사무실 안에서 "수없이 상상한(수상한)" 여행을 떠납니다. 처음 겪는 팬데믹 속에서 상상만 해왔던, 이제는 얼마든지 '진짜' 가능한 '수상한 르포'가 다시 시작됩니다.강남에서 출발한지 1시간 10여분만에 휴대전화에 'LTE' 표기가 사라졌다. 어디쯤인지도 모를 구름 위 비행기 속에서나 느껴봤을까, 외국의 어느 공항에 도착해 급하게 와이파이를 찾을 때의 느낌이었을까. 어쩐지 아득하게 옛날에나 느껴보았을 기분이 밀려왔다.현대인에게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다는 것은 불편함을 넘어 불안함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해발고도 250m의 이 곳에서는 더 없이 안정감으로 다가왔다. 받고 싶지 않은 '카톡'도, 나의 친절했던 "여보세요"에 기계가 답해오는 스팸 전화도 덮쳐오지 못한다.이곳은 강원도 홍천군 서면 종자산에 위치한 국내 최초 웰니스 리조트 '힐리언스 선마을'이다. 대웅제약과 매일유업, 풀무원, 사조동아원과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가 함께 조성해 2007년 문을 열었다. 그리고 15년만에 첫 리뉴얼을 마쳤다. 과거의 '웰니스'에서 진화한 현대의 '헬시플레저'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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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꼭 필요했던 마음 치료… 자연을 듣는 '숲 테라피'지난 7일 방문한 선마을의 첫 프로그램은 숲 테라피다. 매트와 모기장을 야무지게 매고 숲 속으로 들어섰다. 이곳에는 트레킹 코스가 5개나 있지만 비 소식이 있어 5분 정도 걸어 적당한 곳에 매트를 깔았다. 볼에는 벌레가 싫어하는 산초잎을 붙였다. 인디언이 된 기분이었다.강사의 목소리를 따라 가볍게 스트레칭을 마친 후 하늘을 보고 누웠다. 길게 뻗은 잣나무들이 마치 움집처럼 나를 감쌌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하늘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매미 소리와 이름모를 산새 소리, 바람에 가지가 흔들리며 내는 잎의 소리들을 듣다보니 내가 나무들 사이로 빨려드는 것 같기도, 하늘이 달려드는 것 같기도 했다. 어느샌가 잡념이 사라졌다. 그리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 빗방울이 볼을 간지럽히며 잠을 깨웠다. 이상하게도, 푹 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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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억원 투자한 목공방·자연으로 만든 식사까지… 완벽한 '하루'처음으로 선보이는 목공방에는 자재만 10억원 이상이 투자됐다. 목공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달려드는 것은 나무 냄새다. 이날 트레이 만들기 체험을 해봤다. 이곳에는 목공 전문가 5명이 상주한다. 투숙객은 원하는 시간에 방문하면 편하게 목공체험을 할 수 있다.대패질을 하고, 톱질을 하고, 사포질을 하는 그 모든 과정에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나무판과 나와의 고독한 싸움이었다. 트레이를 완성하고 버닝펜으로 날짜와 이름을 새겼다. 시계를 바라보고는 깜짝 놀랐다. 세 시간이 지나있었다.니스칠을 한 트레이를 꼭 쥐고 도착한 식당에서 먹는 저녁식사는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신선한 쌈 채소 한 접시를 고기와 함께 뚝딱 비웠다. 식사 후에는 '선향동굴 와인바'에서 가볍게 와인을 마셨다. 이날 곳곳에서 토끼와 다람쥐, 개구리를 우연히 만났다. 그렇게 완벽한 하루가 완성됐다.선마을은 숙박 패키지에 '숲 테라피'와 석식, 조식을 필수 포함한다. 또한 투숙객은 모든 부대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투숙객 외에는 리조트 내로 들어올 수 없도록 통제하고 있다. 선마을이 위치한 종자산은 씨앗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2만6000평 가량의 부지가 1박2일동안 오롯이 내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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