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싱가포르에 YOH CVC 설립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경영 전면 나섰다는 평… 지분은 아직
  • ▲ 성래은 대표ⓒ영원무역홀딩스
    ▲ 성래은 대표ⓒ영원무역홀딩스
    창업주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의 차녀 성래은 영원홀딩스 대표가 벤처기업 투자를 담당, 경영 보폭을 넓힌다.

    영원무역홀딩스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orporate Venture Capital, 이하 CVC)을 설립해 모기업의 비즈니스와 연관된 벤처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YOH CVC 1호 펀드인  총 규모가 850억원에 달한다.

    앞서 영원무역홀딩스는 미국, 유럽, 동남아 등에 위치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3월 싱가포르에 100% 지분을 보유한 YOH CVC 설립을 완료한 바 있다.

    YOH CVC는 △브랜드 △친환경 및 특수 소재 △오토메이션(자동화)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유럽, 동남아 등에 위치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직접 투자 및 LP 출자를 한다.

    이번 투자는 영원무역홀딩스가 섬유산업의 미래 먹거리 육성하기 위함이다. 벤처기업에게 자금을 지원하면서 기술 개발을 촉진해 이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하거나 협력을 통해 신사업 진출 시 동반되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상호 윈윈(win-win)인 셈이다.

    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CVC 포트폴리오 기업들과 모기업이 48년간 축적한 제조·기술 노하우, 물류 네트워크 등 전략적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대표가 이끌고 있는 영원무역홀딩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업체인 영원무역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영원아웃도어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성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뒤 2002년 회사에 합류했다.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와 영원무역 사장를 겸직하고 있다. 그는 영원무역홀딩스의 기획 업무와 영원무역 OEM 사업의 영업·관리 분야를 맡았다.

    성 대표가 취임한 2016년 이후 영원무역홀딩스 실적은 증가세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6년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패션업계가 고전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3조2404억4533만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2% 늘어난 5699억477만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성 대표가 이번 투자로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사업 다각화는 물론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성 대표는 "기존 시장에 지배력을 강화하는 노력뿐만 아니라, CVC를 통해 미래의 비즈니스 기회를 물색해 급변하는 산업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계획"라고 밝혔다.

    다만 표면상 승계 작업은 완성되지 않았다. 올해 1분기 기준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성기학 회장 16.77%, 성 회장의 차녀 성래은씨 0.03%, 성 회장의 형수 김희진씨 0.21%, 사내근로복지기금 0.15%, 와이엠에스에이 29.09%다.

    업계 관계자는 "성 회장은 세 딸을 두고 있는데 이중 성 대표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영원무역 사장에 오르면서 일찍이 승계구도가 정리됐다는 평"이라면서 "성 회장이 보유 지분을 성 대표에게 언제 승계할 지 주목하고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