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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시대…'수익' 수직증축 vs'신속' 수평증축 기로

시장 규모 2030년 44조원…규제 덜해 진입장벽↓조합들 수직증축 선호…기술력 한계, 허가 한곳뿐

입력 2022-07-15 11:09 | 수정 2022-07-15 13:49

▲ 아파트 공사현장ⓒ뉴데일리DB

경기도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노후 아파트 단지가 늘면서 리모델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재건축 규제를 피해 리모델링으로 전환한 조합들은 사업 방식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대부분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 수익성이 증대되는 수직증축을 선호하고 있지만 기술력의 한계와 약한 지반, 허가 실패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규제에 발이 묶인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조합이 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의 조사결과 지난 5월 말 기준 리모델링 조합 설립총회를 개최한 단지는 총 124개로 1년 전보다 50개가량 늘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25년에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모델링은 노후 아파트를 증축하거나 수선해 가구 수를 늘리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등 규제로 재건축이 지지부진해지자 조합과 건설사들은 일제히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렸다. 

이 사업의 장점은 낮은 진입장벽이다. 재건축은 준공 후 30년이 지나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15년만 지난 단지도 대상이 된다. 안전진단 등급, 주민동의율 등 기준도 충족시키기 쉬워 사업 착수가 수월하다. 

재건축과는 적용되는 법도 다르다. 재건축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적용을 받는 반면 리모델링은 '주택법'과 '건축법'에 따라 사업이 진행된다.

관건은 사업 방식이다. 리모델링은 크게 수평증축과 수직증축으로 나뉜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업 기간과 수익성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에 조합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평증축은 기존 아파트 건물 옆에 새 건물을 덧대어 짓는 방식이다. 85㎡ 미만 평형은 전용면적의 40% 이내, 85㎡ 이상은 30% 이내에서 면적을 확장할 수 있다. 

기존 골조를 유지한 채 세대별 면적만 넓히는 것이 특징으로, 국내 노후 단지의 대부분이 이 방식을 채택 중이다.

수직증축보다 절차가 간단하고 규제도 덜해 사업 착수 및 진행이 빠르지만 낮은 사업성이 단점으로 꼽힌다. 세대 수 자체를 늘리는 것에 한계가 있어 일반분양 물량이 적고. 건물을 옆으로 확장하는 만큼 대지 면적을 차지해 건폐율이 높으면 사업성에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여유 부지가 있는 단지의 경우 기존 수평증축에 더해 별동증축을 혼합해 세대 수를 늘리기도 한다. 별동증축은 비어 있는 단지 내 부지에 별도의 동을 짓는 방식이다.

현재 추세는 수평과 별동 증축을 혼합해 일반분양 가구를 29가구 늘리는 것이다. 이는 일반분양 물량을 30가구 이상을 분양하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반면 수직증축은 기존 아파트 건물 위로 층수를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14층 이하는 최대 2개층, 15층 이상은 최대 3개 층을 증축할 수 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수익성이다. 기존 골조를 유지한 채 세대별 면적만 넓히는 수평증축과 달리 층수를 올려 세대수 자체를 늘림으로써 더 많은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보통 기존 세대 수의 15% 이내로 일반분양 물량이 증가해 조합원들은 부담금을 줄일 수 있고 수익성은 향상된다. 건물을 위로 올리는 방식인 만큼 부지 면적의 제한을 받지 않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수평증축보다 고난도 기술력을 요구하는 데다 안전진단 기준, 지반 강도 등 규제가 많아 사업 착수 자체가 쉽지 않다.  

안전진단의 경우 수평증축은 1차만 통과하면 되지만 수직증축은 1차 안전진단, 1·2차 안전성검토, 2차 안전진단 등 4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안전진단 기준도 수평증축은 C등급만 받으면 되지만, 수직증축은 B등급 이상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수평증축보다 사업 기간도 1년 6개월가량 더 소요된다. 

또 건물을 수직으로 올리는 만큼 하중도 증가해 단지 밑 지반이 단단하지 않으면 허가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서는 수직증축을 허가받은 사례가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잠실 더샵 루벤)' 한 곳뿐이다. 1992년에 건립된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66~84㎡, 2개 동, 15층, 298가구 규모다. 

2020년 국내 첫 3층 수직증축 리모델링 아파트로 승인받았다. 현재 포스코건설이 리모델링 시공 중이며 80~103㎡, 지상 18층, 2개 동, 340가구의 아파트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밖에 강남구 대치동 현대아파트, 송파구 송파현대아파트 등이 제2의 성지아파트를 꿈꾸며 수직증축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직증축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암반"이라며 "1호 허가 사례인 성지아파트의 경우 지반이 단단한 암반이라 허가가 나왔지만, 용산 이촌 등 한강변은 지반에 모래 등이 섞여 있어 허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85@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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