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추경' 6.3조 편성…정책 추진 드라이브주거품질 개선 등 3대 임대주택 혁신안 본격화첫 '신통기획' 성과 눈앞…주택공급 활성화 기대
-
서울시가 역대 최대 규모인 6조3709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긴급 편성했다. 3월 1조1800억원 규모의 조기 추경을 편성한데 이어 올들어 두번째 추경에 나선 것이다. 가시권에 들어온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성과와 더불어 임대주택 혁신방안 등이 본격적으로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는 2차 추경안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이번 추경안은 기정예산 45조원에 비해 6조3709억원(13.9%)이 증액된 52조원 규모다.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에 따른 정례 추경이자 민선 8기 첫 추경이다. 코로나19 일상 회복과 물가상승 등 대내외 여건 변화로 추가 예산 편성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황보연 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글로벌 도시경쟁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두번째 추경안을 편성했다"며 "시의회에서 의결되는대로 신속하게 집행해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시가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공약 이행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시는 '3대 임대주택 혁신 방안'을 이달부터 본격 추진한다. '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주택을 지어 대대적인 품질 개선을 통해 누구나 살고 싶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주택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역 구분을 혁파해 개발하는 등 도시 개발의 틀도 완전히 바꾸겠다는 계획이다.오세훈 시장은 전날 '2022 도시와 공간 포럼' 기조 강연자로 나서 "임대주택 내 수영장 등 커뮤니티시설을 포함하는 등 품질 개선에 나서겠다"며 "과장이 심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관련 내용을 포함해 노원구 하계5단지는 조감도까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오 시장이 제시한 혁신 방안은 크게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공간을 위한 '품질 개선' △차별·소외를 원천 차단하는 '완전한 소셜믹스'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단지 단계적 재정비' 등이다.오 시장이 언급한 하계5단지는 1989년 입주한 국내 1호 영구 임대 아파트 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기존 640가구에서 1510가구로 늘어난다.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혼합한 '소셜믹스' 단지다. 총 6개 면적으로 구분해 짓는데 이 중 전용 36㎡와 43㎡의 임대·분양 가구 수가 같다. 이 과정에서 입주민이 서로 존중·공존·상생하는 아파트 단지를 만들겠다는 게 오 시장의 구상이다.소셜믹스는 일반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도 적용한다. 기부채납 비율을 높이거나 공공 기여를 많이 한 단지는 재건축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추가 용적률 제공, 층수 기준 완화 등의 인센티브도 지원한다.그는 "하계5단지를 시작으로 2040년까지 준공 30년 이상 34개 임대주택 단지 4만가구를 재건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오 시장은 주거·상업·공업 지역 등 기존 틀에 맞춘 도시공간 개발을 싹 바꾸는 이른바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을 추진한다고 했다.'비욘드 조닝'이란 주거·상업·공업·녹지 지역으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 건축물 종류, 높이, 개발 밀도 등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데 이를 개편해 복합 기능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시가 내놓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핵심이기도 하다.그는 "지역(Zoning)의 구분을 혁파해 개발을 시도하는 비욘드 조닝을 작년부터 준비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도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함께 변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서울을 '미래 감성 도시'로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 시민이 한강과 야경을 즐기며 야외 조각전, 버스킹, 예술 공연들을 즐길 수 있도록 공모를 통해 서울 내 300곳을 조성할 계획이다.오 시장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공원 등을 조성한다면 대신, 높이 제한을 풀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실하게 줘서 경제성을 보장할 것"이라며 "푸른 도심을 통해 서울의 매력 지수를 올릴 방안을 계속해서 고심할 것"이라고 밝혔다.실제 이번 추경을 통해 국회대로 지상부에 2025년까지 약 11만㎡ 규모의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259억원을 투자한다. '서울형 수변 감성 도시' 조성을 위해 중랑천·안양천 등 7개 주요 하천을 정비하는 사업에도 21억원을 투입한다.여가 및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9월부터 매주 주말 '청와대로 차 없는 거리'를 운영(3억원)하고, 서울도서관 독서문화 프로그램(8억원)을 확대한다. 7개 관광특구의 축제 지원(4억원)과 해외 관광 홍보 및 관광코스 개발(71억원)도 본격 추진한다.한편 '오세훈표 정비사업'인 신통기획의 1호 사업지 성과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신규 주택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신통기획은 민간 주도 개발을 공공이 지원해 복잡한 정비사업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고 사업 절차 각 단계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방안이다. 이를 통해 임기 중 최소 50만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오 시장의 판단이다.현재 신통기획으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주요 재건축 단지로는 여의도 시범·한양·삼부 등을 비롯해 ▲대치 미도 ▲잠실 장미1~3차 ▲송파 한양2차 ▲압구정 1~5구역 등 20여개 단지가 있다. 정비구역 지정까지 일반적으로 5년 이상 걸리지만, 신통기획을 통해 2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신통기획 재건축 1호 사업지인 광진구 '신향빌라'는 '조합 직접설립제도'를 활용해 추진위원회 구성을 건너뛰고 바로 조합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에 조합 설립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준 3년6개월에서 1년으로 약 2년6개월 단축하게 됐다.'조합 직접설립제도'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주민이 절반 이상 동의하면 해당 지역 구청장이 시에 요청해 추진위 구성 절차를 생략하는 제도다. 2016년 마련됐지만, 낮은 인지도 등으로 현재까지 실제 적용해 조합을 설립한 사례는 세 건에 불과하다.시는 '신향빌라'를 시작으로 조합 직접설립제도 활성화 방안을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에 적극 적용해 신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정비계획을 수립 중인 재개발 후보지 21곳 등 적용 가능 대상지 60여곳에 관련 제도와 지원 방안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시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정비사업 현장에서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주민과 공공이 '윈윈'하는 성과를 얻었다"며 "앞으로 신통기획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더 발전적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