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측 "대행체제 출범, 협의 기존대로 진행"정상화위원회 "조합원에 피해 주는 시간끌기"
  • ▲ 서울 강동구 둔춘주공 재건축 현장.ⓒ연합뉴스
    ▲ 서울 강동구 둔춘주공 재건축 현장.ⓒ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공사중단 사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김현철 조합장은 17일 전체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저의 부족함으로 조합의 추진 동력이 떨어져서 조합이 어떤 방향을 제시해도 그에 대한 의구심만 고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오늘부로 조합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역량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현 조합 집행부가 모두 해임된다면 조합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돼 조합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결심을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시공사업단에는 사업 정상화를 촉구했다. 김 조합장은 "저의 사임과 자문위원 해촉을 계기로 사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주길 바란다"며 "6000명 둔촌 조합원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분담금과 입주 시기에 관해 전향적인 고려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조합장의 사퇴에 대해 조합 측은 다음 주 초에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행체제를 출범하는 한편 시공사업단과의 협의를 기존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조합장의 사임 소식에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인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는 '꼼수 사퇴'라며 반발했다. 정상위는 조합 집행부 해임을 위한 총회를 개최를 발의한 상태다.

    정상위 관계자는 "사퇴 발표는 가장 조합원에게 피해를 주는 방법인 시간끌기 방식"이라며 "조합장과 자문위원이 명목상 사라졌다고해도 조합 집행부는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둔촌주공 재건축은 서울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이른다.

    하지만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지난 4월 15일 공사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