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11거래일 연속 증가세증권사 이자율 고공행진에 이자 부담 커져장기 추세 반전 '시기상조'…하락 대비 필요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최근 코스피가 2400선을 회복하는 등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10%에 달하는 이자율 부담은 물론 시장의 장기적인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엔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관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1일 기준 18조6299억원으로 지난달 15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1일 22조9474억원에 달했던 잔액은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떨어지면서 지난 6월28일 17조원대로 떨어졌지만 코스피가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7월 한 달간 코스피는 5.09% 상승하며 2450선을 회복했다.

    국내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에 상승 추세로 돌아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소위 '빚투(빚내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는 고객 주식을 담보로 주식 매수자금을 빌려주고,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합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산정한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최대 9.9% 수준이다. 지난달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을 올린 유안타증권(최대 9.9%), DB금융투자(9.7%), 하이투자증권(9.6%), 한양증권·키움증권·신한금융투자(9.5%)는 10%에 육박하는 이자를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50bp 인상) 이후 증권사들이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의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알려져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증시의 반등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상승한 것으로 보이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추세적인 반등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약세장에서 일시 반등하는 이른바 베어마켓랠리가 이달에도 계속된다는 게 중론이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장기적으론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 국면이란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추세반전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도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 주요 기업 이익 전망 하향 등을 큰 가격 조정 없이 소화하는 측면에서는 악재에 내성이 강화됐다고 본다. 증시 하단은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지수 상단 역시 크게 높아지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일시적 상승 후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코스피지수 1차 목표치인 2600선까지는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올 4분기부터는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는 역실적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보여 20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고환율·경기침체라는 복합위기 국면"이라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보유 주식을 강제 처분당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