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레농산, 토지 동시매입 후 7개월만 회장 딸에 일괄매각 한대웅 대표도 자회사 토지매입…'빙산의 일각' 가능성 높아모아, 2018년 한동주 회장 3자녀에 51억3000만원 장기대여
  • ▲ 한동주 모아주택산업 회장의 아들과 딸이 자회사 한두레농산 부동산자산을 매입한 정황이 담긴 토지등기부. = 박지영 기자
    ▲ 한동주 모아주택산업 회장의 아들과 딸이 자회사 한두레농산 부동산자산을 매입한 정황이 담긴 토지등기부. = 박지영 기자
    광주 모 중견건설사 회장이 자신의 딸에게 자회사 소유 부동산자산을 시세의 1/3 가격에 팔았다는 취지의 고발장이 접수돼 최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빌미가 된 땅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동 143-X외 3개 필지로 제2순환고속도로와 인접해 있다. 4개 필지의 토지대장과 등기사항전부증명서(토지등기부)를 보면 소유주는 모두 동일인으로 한동주 모아주택산업 창업주의 딸 수영(45)씨다.

    수영씨는 2018년 8월17일 '농업회사법인 한두레농산주식회사(한두레농산)'로부터 4개 필지를 같은 날 모두 사들였다.

    농축산물 유통업체인 한두레농산은 모아주택산업과 덕평산업개발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종속회사로 모아주택산업은 덕평산업개발 지분 59.30%를 보유한 대주주다. 한동주 회장은 그런 모아주택산업의 지분 50.11%를 가진 최대주주다.

    필지별 면적은 △143-X 585㎡(약 177평) △143-X 251㎡(약 76평) △143-X 1571㎡(약 476평) △143-X 158㎡(약 47평)으로 총 2565㎡(약 776평)에 달하며 등기부상 거래가액은 11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수완동 땅을 ㎡당 42만8849원에 사들인 셈이다. 
  • ▲ 모아주택산업 주택브랜드인 '모아엘가'와 사옥 모습. ⓒ 홈페이지
    ▲ 모아주택산업 주택브랜드인 '모아엘가'와 사옥 모습. ⓒ 홈페이지
    한두레농산은 2018년 1월31일 4개 필지를 동시에 매입해 7개월도 채 안 돼 수영씨에게 일괄 매도했고 이후 일대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수완동 143-X 토지대장을 보면 거래가 이뤄진 2018년 이 땅의 개별공시지가는 ㎡당 18만6000원 수준이었지만 이듬해 25만7500원으로 38.44% 오른데 이어 △2020년 27만7700원 △2021년 31만4100원 △2022년 34만800원으로 수직상승했다. 토지거래후 4년만에 공시지가만 83.22% 폭등한 셈이다. 

    이처럼 수완동 땅값이 눈에 띄게 상승한 이유는 2019년 첫삽을 뜬 광주도시철도 2호선 개발사업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은 총 3단계로 나눠 진행중인 사업으로 2단계 구간에 수완동이 포함돼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한두레농산이 해당부지 일대가 철도개발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것을 알고도 회장 자녀들에게 땅을 매각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한두레농산은 모아주택산업 자회사로 한동주 회장 자녀에 보유중인 부동산자산을 헐값에 매각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전자공시시스템
    ▲ 한두레농산은 모아주택산업 자회사로 한동주 회장 자녀에 보유중인 부동산자산을 헐값에 매각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전자공시시스템
    현재 경찰이 수사중인 사안 외에도 한두레농산은 한동주 회장의 장남인 한대웅(47) 모아주택산업 대표에게 같은 수법으로 땅을 넘긴 정황이 포착됐다. 

    한대웅 대표가 보유중인 토지는 수완동 58-2X외 6개 필지로 58-X와 58-1X, 58-2X, 58-4X, 58-4X 5개 필지는 한두레농산으로부터 사들였다. 한두레농산은 2008년 9월중순 5개 필지를 경매로 낙찰 받아 수영씨에게 땅을 넘긴 같은 날(2018년 8월) 한 대표에게도 매도했다. 당시 거래가액은 16억3100만원이다.   

    이와 관련 모아주택산업 관계자는 "(회장자녀와 땅 거래를 한) 한두레농업과 우리(모아주택산업)는 전혀 다른 법인이기 때문에 따로 드릴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 ▲ 모아주택산업은 한동주 회장의 두 자녀가 한두레농산 땅을 헐값에 매입한 2018년 51억원 가량을 장기대여해 줬다. ⓒ 전자공시시스템
    ▲ 모아주택산업은 한동주 회장의 두 자녀가 한두레농산 땅을 헐값에 매입한 2018년 51억원 가량을 장기대여해 줬다. ⓒ 전자공시시스템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모아주택산업은 한두레농산과 회장 자녀간 토지거래가 있던 2018년 이들에게 총 51억3000만원을 장기대여한 사실이 있다.  

    2018년 모아주택산업 감사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한대웅 30억2000만원 △한수영 11억5000만원 △한상우 9억6000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나온다.  

    모아주택산업 관계자는 땅 매입금으로 활용된 듯 한 자금의 장기대여 건에 대해서 "드릴 말이 없다"고 회피했다. 

    한편 모아종합건설과 모아주택산업(회장 한동주)은 1986년 한 뿌리(서광주택산업)에서 출발했지만 2001년 지분을 정리하고 각각 분리·독립했다. 모아주택산업 주택브랜드는 '모아엘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