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공포 서울확산 불구…초기분양가 인상 코앞 서울내 미분양물량 1월 47→5월 688가구 '급등세'미분양사태 악화일로…"브랜드 신뢰도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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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여파로 주택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청약불패로 통하던 서울에서도 미분양단지가 속출하고 있다.건설업계에서는 '위기는 이제부터'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잿값상승과 분양가상한제 개편으로 분양가가 더 오르면 미분양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구 등 지방에서 시작된 미분양공포가 수도권을 넘어 서울로 번지고 있다.지난 6월 기준 수도권내 미분양물량은 4456가구로 전월 3563가구보다 25.1% 증가했다. 또 서울의 올해 상반기 미분양주택수는 1월 47가구에서 5월 688가구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서울에서는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후 미분양물량이 작년말 37가구에서 전월 215가구로 6배 가까이 늘었다. 준공후 미분양이란 공사가 끝날 때까지 팔리지 않은 아파트를 의미한다.문제는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자잿값상승과 분양가상한제 개편 등의 영향으로 분양가가 오르면 미분양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분양가를 높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자잿값이 꼽힌다. 올 하반기 철근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콘크리트 등의 원료인 시멘트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시멘트업계는 지난 2월 시멘트가격을 올린 데 이어 7개월만에 추가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내달부터 현재 t당 9만2200원인 시멘트가격을 10만6000원으로 약 15%, 삼표시멘트는 t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1.7% 인상할 계획이다.여기에 지난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분양가상한제 개편안도 분양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 개편안은 자잿값 급등분을 분양가에 반영하는 것이 골자다. 국토교통부는 개편안의 영향으로 신규 분양단지들의 분양가가 최대 4%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 84㎡ 기준으로 분양가가 1000만원가량 인상되는 것이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멘트가격이 인상되면 레미콘가격도 상승하고 결국 건축비와 분양가까지 줄줄이 오르게 된다"며 "물량이 완판되지 않아 건설사들이 할인분양이라는 고육지책을 꺼내드는 마당에 초기분양가까지 비싸지면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실제로 시장에서는 청약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청약불패로 여겨지던 서울에서도 대원이 강북구 수유동에 공급한 '칸타빌수유팰리스', 한화건설이 강북구 미아동에 분양한 '한화포레나 미아' 등에서 미분양이 나왔다.미분양은 건설사 브랜드 신뢰도 저하와 직결된다. 또다른 건설사 한 관계자는 "미분양이 발생하면 자금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중소건설사에는 큰 타격이 된다"며 "대형사 입장에서도 상징성이 큰 서울내에서 미분양이 나오면 브랜드 신뢰도가 저하돼 향후 수주전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시들해진 청약열기는 당분간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서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는 총 625만1306명으로 전월보다 4118명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7852명 감소 이후 6개월 만에 줄어든 것이다.관련 업계에서는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서울에서도 집값 하락지역이 늘어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청약통장의 인기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고 있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국 1순위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올해 1분기 11.4대 1에서 2분기 10.5대 1, 3분기 6.3대 1로 점차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며 "추후 공급물량은 늘겠지만 자잿값과 금리인상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고 주택시장의 하방압력이 고조돼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