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조건부 승인 이후 1년 3개월 지났는데 사후관리 ‘전무’전문가들 “식약처 주도로 키트 정확도 검증 착수해야”코로나19 변이는 진화하는데 검사법은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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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진화하고 있지만 자가진단키트의 성능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재평가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5일 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지난해 4월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가 조건부 허가방식으로 승인을 받은 후 많은 업체가 시장에 진입했다. 

    애초에 PCR(유전자증폭) 검사 대비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적절한 사후관리 체계 없이 1년 3개월이 지났다. 

    자가진단키트가 승인받을 당시 유행했던 중국 우한발 바이러스와 델타 변이에서 몇 차례 유행을 거쳐 오미크론으로 또 오미크론 하위변위로 변화했다. 
     
    변이의 등장속도가 빨라지는데 검사방법은 제자리걸음이라 오미크론이 유행하던 올 초부터 전문가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향해 시판 중인 품목에 대한 정확도 검증을 요구했다. 

    당시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개인이 사용하는 제품의 성능을 의료기관이나 업체가 일일이 평가할 수 없는 구조이므로 당국이 적극 나서서 재평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제품을 승인했던 식약처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미크론 BA.1은 하위변위인 BA.5로 변화했다. 

    국민 대부분은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가장 먼저 편의점이나 약국을 방문해 자가진단키트를 통한 진단을 하는데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 것인지도 미지수다. 게다가 위음성 비율도 통계로 잡히기 어려운 구조라 과학방역의 근간으로 볼 수 있는 데이터도 없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도 동일한 방식이기 때문에 민감도, 특이도 측면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음성과 양성을 걸러낼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시판 중인 자가진단키트와 신속항원검사키트가 BA.5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식약처가 관련 업체와 함께 재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달부터 자가진단키트 관련 BA.5 민감도 등 자료제출을 각 업체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평가 착수 등 공식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