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동 날지 몰라 우려에 '사재기 현상'제약 영업사원 친분 이용 약국들도 '물량 쟁이기' 온라인 판매 1인당 5개 제한? 약국 돌며 '싹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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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희 기자
    자가진단키트 ‘물량난’에 약국가를 떠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입고 시간이 천차만별이라 구입도 쉽지 않았다. 

    정부는 전날(13일) 자가진단키트 온라인 판매를 중지시켰고 1인당 한 번에 살 수 있는 수량을 5개로 제한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의 불안감으로 14일 현장의 품귀 현상은 여전했다. 

    평균적으로 한 약국 당 수급되는 물량이 하루에 10~20개가량 인데, ‘내일은 못 구할 수도 있다’는 불안 심리에 시민들의  이른 바 ‘물량 쟁이기’ 현상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수급 물량 확보 역시 약국들마다 천차만별이었다. 서울 성동구 소재의 한 프렌차이즈 A약국은 오전 10시 35분경 “오후에나 키트가 들어오고 지금은 하나도 물량이 없다”고 답했다. 이른 아침부터 헛걸음했다는 시민들의 아쉬움이 이어졌다.

    반면 키트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약국도 있었다. A약국 바로 길 건너편에 위치한 B약국은 “평소 친분이 있었던 재약 영업 사원과 조율을 통해 선제적으로 비교적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고 했다. B약국 관계자는 “시민뿐만 아니라 약국들 사이에서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며 ‘약국마다 수급난은 천차만별’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C약국 약사는 “물량이 입고된 지 1시간 만에 모두 동났다”며 “물량 입고 시간에 맞춰 약국을 쭉 도는 이른바 ‘뺑뺑이 손님’도 늘었다”고 답했다. 그는 “아예 물량 확보가 ‘깜깜무소식’이었던 저번 주보다는 이번 주 물량이 더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하지만 정확히는 약국들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B약국에서 키트를 아이와 함께 10개 구매한 시민 A씨는 “키트를 사기 위해 여러 약국을 다니며 발품팔고 있는 상황”이라 전했다. 1인당 구매 개수가 한정돼 있는 탓에 아침부터 아이를 데리고 약국을 돌고 있다고 했다. 

    이미 주변 편의점에서는 키트 물량을 보기 힘들어졌다. 각종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서는 자가진단키트 낱개에 최대 2만원까지 판매한다는 글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 물량이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전날(13일) “유통 경로를 단순화해 개인이 필요할 때 적정한 가격으로 자가검사키트를 구매해 검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3월에는 2월 공급 물량의 2배가 넘는 총 1억9천만명분의 자가검사키트가 공공과 민간 분야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물량은 코로나19 검사에 충분하므로 개인이 미리 과다하게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달 동안 7080만개의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시중에 공급해, 오는 3월에는 총 1억9000만개 상당 물량이 국내 공급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른바 ‘사재기‧매점매석 현상’을 막기 위해 판매가에 상한을 두고, 전 약국 통합적으로 개인이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수량도 제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