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라인업에 '왜건' 도입 시도G70 세단보다 적재공간 크게 넓어져강렬한 가속감 만끽. 고속주행 만족
  • 기착지에서 촬영한 G70 슈팅 브레이크 모습. ⓒ김재홍 기자
    ▲ 기착지에서 촬영한 G70 슈팅 브레이크 모습. ⓒ김재홍 기자
    제네시스는 지난 6월27일 ‘G70 슈팅 브레이크’를 출시하면서 과감한 시도를 결행했다. 과거 ‘GV80’, ‘GV70’를 통해 SUV로 영역을 넓혔고 ‘GV60’으로 전용 전기차를 선보였다면 GV70 슈팅 브레이크로 왜건에 도전했다. 

    슈팅 브레이크는 사냥을 뜻하는 ‘슈팅(Shooting)’과 짐 칸이 큰 대형 마차를 의미하는 ‘브레이크(Brake)’가 결합한 단어다. 19세기 유럽 귀족들이 즐기던 사냥 문화에서 사용하던 마차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G70 슈팅 브레이크를 처음 봤을 때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아무래도 G70 세단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에 특히 측면부를 보면서 고정관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 G70 세단에 비해 트렁크 공간이 훨씬 넓었다. ⓒ김재홍 기자
    ▲ G70 세단에 비해 트렁크 공간이 훨씬 넓었다. ⓒ김재홍 기자
    ‘G70하고 왜건이 어울릴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지만 전면부를 보니 예전에 모던 G70의 모습이 떠올랐다. 제네시스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크레스트 그릴과 양 옆 대각선으로 배치된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 모습이 보였다. 

    후면부의 쿼드램프 디자인은 트렁크 리드 안쪽까지 확장돼 개성있는 이미지를 연출했다. 측면부를 다시 봤지만 지금까지 G70에서 봤던 부드럽게 떨어지는 라인이 아닌 거의 일(一)자로 이어진 디자인은 차량에 탑승할 때까지도 적응되지 않았다. 

    트렁크를 열었는데 기대했던 대로 공간이 넓었다. 기본 트렁크 공간은 465리터로 G70 세단 대비 40% 커졌으며, 후석 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최대 1535리터의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 차량의 내부 모습. 레드 스티치 효과가 강렬하다. ⓒ김재홍 기자
    ▲ 차량의 내부 모습. 레드 스티치 효과가 강렬하다. ⓒ김재홍 기자
    G70 세단에 “트렁크 적재 공간을 확장해 실용성을 갖췄다”, “차별화된 디자인에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개선했다”는 제네시스의 설명에 수긍할 수 있었다. 

    외관은 독특했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기존 G70와 큰 차이가 없었다. 과거 G70 구형 모델을 시승했을 때는 실내 모습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후 신형 G80, GV80, GV60 등을 경험하다보니 G70의 인테리어에서는 올드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G70 슈팅 브레이크를 제외한 나머지 라인업은 일반적인 기어 형태가 아니라 다이얼 방식이다. 게다가 GV60는 구(球) 형태의 ‘크리스탈 스피어’가 적용된 점을 감안하면 기술의 진보, 디자인의 변화가 이뤄졌다는 게 실감됐다.  
  • G70 슈팅 브레이크의 2열 공간은 정말 좁았다. ⓒ김재홍 기자
    ▲ G70 슈팅 브레이크의 2열 공간은 정말 좁았다. ⓒ김재홍 기자
    차량에는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제네시스 카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이 있어 감성 품질을 높였다. 어두운 계열에 레드 스티치가 적용됐는데, 강렬한 대비 효과는 물론 차량의 역동적인 인상이 강조됐다. 또한 내부 곳곳에 알루미늄 패턴도 차량의 고급감을 더했다. 

    G70 슈팅 브레이크의 제원은 전장 4685mm, 전폭 1850mm, 축거 2835mm다. 측면부를 다시 보니 약간 익숙해졌고, 동시에 날렵하고 길쭉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축거는 2835mm에 달하지만 2열 좌석은 악명(?)대로 역시 좁았다. 성인 기준으로 2열 착석은 불판할 것으로 생각됐다. 

    G70 슈팅 브레이크는 가솔린 2.0 터보 단일 모델로 출시됐다. 최고출력은 252마력, 최대토크는 36.0kg.m, 복합연비 10.4km/ℓ의 성능을 갖췄다. 스타필드 하남에서 경기도 양평 부근 한 카페를 왕복하는 약 89km 구간을 달리면서 시승 모델을 체험했다. 
  • 기착지에서 차박 형태로 꾸며놓은 모습. ⓒ김재홍 기자
    ▲ 기착지에서 차박 형태로 꾸며놓은 모습. ⓒ김재홍 기자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는데 기존 G70 세단에서 체감했던 강렬한 가속감이 인상적이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지 않더라고 스피드있는 주행이 가능했다. G70이 좁은 뒷좌석 등 단점도 분명하지만 고속으로 질주하기에는 적합한 모델이라는 생각이다. 

    가속 페달을 약간만 밟아도 속도가 빠르게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오히려 들뜬 마음을 자제해야 할 정도였다.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이어서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기착지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면서 전시된 차량들을 살펴봤다. 차박 용도로 꾸며 놓은 차량이나 루프에 서핑보드를 적재한 모습을 보면서 G70 세단에 비해 활용성이 높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 정면에서 촬영한 모습. ⓒ김재홍 기자
    ▲ 정면에서 촬영한 모습. ⓒ김재홍 기자
    다시 출발지로 이동하면서 차량의 안전 기능들을 테스트했다. 고속도로 주행 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운전하는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또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설정한 상태로 고속도로 주행 시 내비게이션의 도로정보를 기반으로 곡선 구간 등에 진입 시 속도를 적절히 줄여주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유용하게 사용했다. 두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면 장거리 운전 시 피로감이 완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시승 후 연비는 7.2m/ℓ로 공인 복합연비 10.4m/ℓ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G70 특유의 스피드를 만끽하기 위해 과감하게 고속주행 위주로 운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70에 왜건이 결합된 형태가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과감하고 참신한 시도에 높은 평가를 하고 싶다. 
  • 고속주행 위주로 운전하다보니 연비는 매우 낮게 나왔다. ⓒ김재홍 기자
    ▲ 고속주행 위주로 운전하다보니 연비는 매우 낮게 나왔다. ⓒ김재홍 기자
    G70 슈팅 브레이크의 가격은 기본 모델 4310만원, 스포츠 모델 4703만원이다. G70 2.0 가솔린 모델이 4035만원, GV70 2.5 가솔린 모델이 4904만원부터 시작하는 걸 감안하면 G70 슈팅 브레이크 가격대는 G70 세단과 GV70 사이에 위치한다. 

    G70의 짜릿한 가속감에 넓은 적재공간을 선호하는 고객이라면 세단이나 SUV 외에 G70 슈팅 브레이크도 훌륭한 선택지로 보인다. 
  • 차량의 후면부 모습. ⓒ김재홍 기자
    ▲ 차량의 후면부 모습.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