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서 초고압 케이블 등 수주 잇따라 해외 수주 성과로 재무구조 개선 흐름 지속사우디·미국 등 대규모 케이블 수요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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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전선이 케이블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전 세계적인 신재생 에너지 도입 바람과 노후 전력망 교체에 따른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 케이블 사업 분야에 걸쳐 고른 수출 성장이 전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최근 미주를 비롯해 호주, 아시아 등 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한전선 미국법인 T.E.USA는 올해 3월 미국 전력회사에 2025년까지 3년 동안 초고압 지중케이블과 접속재, 가공케이블 등을 공급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따냈다. 3년간 최대 1000억원 규모의 매출 발생이 예상되는 계약으로, 이는 대한전선이 2000년대 초반 미국에 진출한 이후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다.

    이와 함께 같은 달 600억원 규모의 230kV 전력망을 구축 프로젝트 수주에도 성공했다. 대도시 전력 수급 안정화를 위해 대형 해상풍력 발전 단지와 전력 계통을 연계하는 중요 사업이다.

    올해 1월에는 싱가포르에서도 대규모 수주를 거뒀다. 이는 싱가포르 전력회사인 SP파워에셋이 발주한 400kV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로, 수주 금액이 5000만 달러(한화 약 6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400kV 전력망은 싱가포르에서 사용되는 전압 중 가장 높은 전압이다.

    연이은 해외 수주 성과에 올 상반기 대한전선의 실적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대한전선의 상반기 매출은 1조986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4469%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도에 164억원에서 올해 70억원으로 57% 이상 축소됐다.

    재무구조도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선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지난해말 4567억원에서 지난 1분기 말 기준 279억원으로 93%가량 급감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역시 각각 266.4%에서 99.6%, 42.8%에서 25.3%로 줄었다.

    글로벌 전력시장 조사기관 굴든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송전용 초고압 케이블 시장 규모는 올해 433억 달러(57조434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2017년 기준 355억 달러(46조7677억원)에서 22%가량 성장한 것이다.

    해외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며 해외 전선 시장은 커지고 있다. 풍력발전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수요와 낙후된 도시 인프라를 정비하려는 국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구축하는 데는 다양한 종류의 케이블이 대규모로 투입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북서부 홍해 인근 약 2만6500㎢ 부지에 제2의 두바이로 불리는 미래 도시를 짓는 ‘네옴(NEOM)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총 예산만 5000억 달러(한화 약 640조원)에 달하며 100% 신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친환경 미래도시로 지어질 예정이다. 또 베트남은 2030년까지 새 인프라 구축을 위해 4800억 달러(584조8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미국은 1조2000억 달러(약 1550조원)를 들여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나설 전망이다.

    전선 업계 활황을 맞아 대한전선은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뛰어들었다.

    대한전선은 지난 6월 사우디의 모하메드 알-오자이미 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1000억원을 투자해 7만㎡의 현지 공장을 짓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의 생산공장을 증설해 인프라를 확충하면 현지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 등 다양한 에너지 정책을 펼치는 국가가 많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증가했으며 신규 송배전망 건설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기존 케이블 철거부터 시험 가동까지 포함된 전력망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의 경우 고도의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지 거점이 매우 유리하다.

    지난해 3월 호반그룹에 인수된 대한전선은 호반의 탄탄한 자금력과 기존에 쌓아둔 해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대한전선은 미국, 베트남, 사우디, 남아공 등 4개의 해외법인과 쿠웨이트, 호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15개의 해외지사를 두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호반그룹에 편입된 이후 안정적인 경영 환경이 가능해진 만큼 기존에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여왔던 케이블&솔루션 분야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사우디 초고압 케이블 법인 설립과 베트남 법인의 설비 고도화 등 글로벌 현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세계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