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양산 시작… 첫 고객은 '애플 M2 프로 칩'삼성에 2달 '최초' 내줬지만… 든든한 고객 확보에 전망 밝아TSMC '핀펫' 공정 고수… 세계 최초 GAA 적용 삼성, 기술 앞서진검 승부는 수조원 투입 미국 파운드리 신공장… 고객사 확보 전쟁 사실상 시작
  • 삼성전자에 파운드리 3나노미터(nm) 최초 양산 기록을 뺏긴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가 다음달 3나노 양산을 시작한다. TSMC는 애플이라는 든든한 고객을 둔 덕에 출발은 늦었지만 본격적인 양산 이후엔 경쟁력을 드러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기술에선 세계 최초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삼성이 앞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23일 반도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SMC는 다음달 3nm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첫 양산에 나선다. 첫 고객은 TSMC의 오랜 고객이자 주요 고객인 애플로 애플이 자체 설계한 M2 프로 칩을 TSMC의 3nm 공정으로 생산한다.

    다음달 TSMC가 3nm 양산을 시작하면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로 3nm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한 곳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삼성전자는 TSMC에 2달 가량 앞선 지난 6월 30일 세계 최초로 3nm 공정을 활용한 반도체 양산을 시작해 압도적인 시장 1위인 TSMC를 넘어설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TSMC는 '세계 최초' 라는 타이틀을 얻지는 못했지만 워낙 탄탄한 고객 기반을 갖고 있는 덕에 이후 3nm 양산 경쟁에선 전혀 뒤쳐질 것이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에 3nm 첫 양산에 나서면서 맡게 된 첫 고객이 애플이고 애플의 차세대 맥북 프로나 고급형 맥 미니 등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체 개발 칩 'M2 프로'를 양산하는 것이라서 삼성과는 양산 규모 등에서 차이가 크다는 평도 있다.

    게다가 애플이 파운드리업계에선 깐깐한 고객사라는 평이 자자한만큼 TSMC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3nm 생산 기술과 양산 수율을 갖췄다는 걸 증명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3nm 수율 문제는 최초 양산에 성공하고도 삼성전자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것 중 하나인데 TSMC는 애플 칩을 양산하게 되면서 이 같은 초기 수율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TSMC는 이번에 양산하는 3nm 제품에도 기존과 같은 핀펫 공정을 유지한다. 삼성이 3nm 공정을 시작하며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해 업그레이드를 꾀한 것과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삼성이 선보인 GAA 기술은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로 평가받는 것으로, 트랜지스터와 전류가 흐르는 채널 사이를 가로막는 게이트가 4면에 걸쳐 둘러있다. 3면에만 게이트를 두고 있는 기존 핀펫 구조 대비 더 세밀하게 전류 흐름을 제어할 수 있어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반도체업계에선 3nm 기술 측면에선 삼성이 TSMC를 넘어선다는 평이 나오는 것이다. 삼성이 초기 수율 확보 문제만 잘 넘어서면 기술에선 이미 업계 1위를 넘어서는 수준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은 지난 6월 3nm 첫 양산을 시작으로 오는 2024년에는 GAA 2세대 공정으로 양산하는 것으로 목표로 현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수율도 초기보단 빠른 속도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TSMC의 3nm 공정 양산으로 파운드리 투톱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면서 파운드리업계 미세공정 개발과 양산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쩐의 전쟁'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수조 원을 들여 미국에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미국시장에서 빠르게 양산 기반을 마련하고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