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CEO 직속 연구조직 '에코랩' 운영수처리·폐자재 활용 연구…매출대비 연구비 상위권대우건설, 발전사업 연계 스마트팜 실증연구 돌입
  • ▲ SK에코플랜트 사옥 전경.ⓒ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 사옥 전경.ⓒSK에코플랜트
    건설사들의 친환경 기술 경쟁이 불붙었다. 폐수정화 등 수처리부터 연료전지, 스마트팜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시장이 미래먹거리로 부상하면서 관련 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기술개발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SK에코플랜트다. 

    지난해 사명변경과 함께 환경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 회사는 신사업 확장을 목표로 관련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한편 친환경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연구의 중추 역할은 CEO 직속의 연구개발 조직인 '에코랩(Eco Lab)'이 맡고 있다. 

    에코랩은 친환경 기술·정책·시장 동향을 분석해 연구개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특히 수처리와 폐기물 부문에서 자체·공동연구를 통한 사업모델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연구를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이 회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52%(141억6900만원)로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문은 수처리다. 이 회사는 최근 하·폐수처리 전문기업인 미시간기술과 고농도 폐수처리를 위한 스마트 전기화학적 산화시스템 공동개발에 나섰다. 

    이 기술의 핵심은 전류를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해 폐수를 정화하는 것이다. 기존 미생물 방식보다 오염물질 제거효율이 높고 단기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약 80%의 운영비 절감 효과가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신기술은 폐수처리 시 화학약품의 사용이 전혀 없고 찌꺼기 발생이 적다"며 "처리시설의 구조도 간단해 정화를 위한 수조의 규모나 개수가 적어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부지 효율성이 좋은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건설자재 개발에도 나섰다. 회사 측은 씨엠디기술단과 함께 소각시설에서 나오는 소각재를 콘크리트와 혼합해 대형 옹벽블록, 보도블록 등을 제조하는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자재 생산에 필요한 시멘트나 천연골재를 소각재로 대체하면 원가경쟁력 확보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화건설도 섬유재활용전문업체인 에코프렌즈와 함께 건설현장에서 사용 후 폐기된 PVC(Poly-Vinyl Chloride) 안전망을 친환경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안전망으로 변경해 건설자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원낭비를 최소화하고 콘크리트의 품질향상을 달성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될 전망"이라며 "동반성장의 일원으로 대형건설사가 전문업체와 협업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발전사업과 연계한 스마트팜 실증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포천시 신북면에 위치한 포천민자발전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설치하고, 2024년까지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부생열과 이산화탄소(CO₂)를 활용해 식물을 재배하는 융복합 스마트팜의 효율과 경제성 등을 검증한다.

    보통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부생열과 이산화탄소는 폐기 처분된다. 하지만 적절한 열과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는 작물 생장을 촉진하는데 필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작물 재배와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손실 저감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건설사들의 친환경 연구개발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럴 경우 대형사와 신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이 없는 중견·중소사 간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