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20개 넘는 대리점 담당제한 시간 12분에 '긴급 톡'까지연대책임제…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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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언더라이터들이 격무에 시달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당 1~2분씩 하루 300여건을 처리하다 보니 화장실에 갈 시간 조차 없다"는 하소연이다.

    보험사의 꽃으로 불리는 언더라이팅은 보험 계약의 인수 여부를 판단하는 최종 심사 과정으로 이 단계를 통과해야만 계약이 이뤄진다.

    자연스레 현장의 요구가 빗발치고 시간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다.

    보험 종목별로 다르지만 손보사 언더라이팅 부서 중 장기보험 등을 취급하는 곳은 늘 업무량이 넘쳐난다.

    제보자에 따르면 국내 굴지의 A사 소속 언더라이터들은 1인당 20개 넘는 대리점을 담당하고 있다. 설계사와 고객이 만나고 있는 동안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한시간은 '12분'에 불과하다.

    지점당 우선 예약이 가능한 '긴급 톡'이 5개씩 있는데, 긴급톡이 많으면 일반 계약의 대기 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또 보험설계사의 등급에 따라 순서가 바뀌기도 하는데 언더라이터에게는 주어지는 시간은 일률적으로 12분이다.

    계약 처리에 소요된 시간은 고과와 성과급 평가 요소에 반영되는데, 부서 내 일정 규모의 '유닛' 단위로 평가되는 탓에 연대책임 의무까지 부여된다.

    제보자는 "차라리 개인별 평가라면 성과급이나 고과를 포기하고 화장실을 편하게 다녀오겠지만, 부서 눈치를 보게돼 자유롭지 못하다"고 토로했다. 화장실을 제때 가지 못해 방광염에 걸릴 정도라는 하소연이다.

    또 오전 9시~11시 30분, 오후 12시 30분~18시에 처리한 심사 건수를 실적에 반영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복지인 '유연근무제' 사용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제보자는 "언더라이터 한 명당 일 평균 300건의 계약을 처리하고 소요 시간은 1~2분이다"면서 "화장실도 마음 편하게 가지 못할 정도로 일해야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A사 관계자는 "실제 개인별 평가 비중이 더 높고 근무태도를 과하게 압박하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내용이 사실 무근이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