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식 소주 인기 끌면서 ‘증류원액 함유’ 소주도 출시 중10만병 팔린 '독도소주', 사실은 주정과 감미료 함유돼'처음처럼 새로'도 증류식 소주 함량 공개하지 않아
  • ▲ 대형마트 주류코너.ⓒ뉴데일리DB
    ▲ 대형마트 주류코너.ⓒ뉴데일리DB
    ‘증류식이야? 희석식이야?’

    최근 소주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이 낯선 질문은 필수가 되고 있다. 프리미엄을 표방한 증류식 소주 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상황에 구분이 애매한 소주 제품의 출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희석식 소주는 가장 저렴한 형태의 소주라는 점에서 쌀을 발효시켜 증류하는 증류식 소주와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다만 최근 증류식 소주가 인기를 얻으면서 ‘증류식 소주’가 마케팅 용어가 되는 현상도 적지 않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주시장은 다채롭게 재편되는 중이다. 기존 소주시장을 대표하던 녹색병의 대명사인 참이슬, 처음처럼, C1, 화이트, 잎새주과 달리 원소주, 빛, 느린마을 소주 등의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소주시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

    이들 신제품의 특징은 모두 증류식 소주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증류식 소주는 쌀을 발효시킨 막걸리를 증류해서 생산되는데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섞는 희석식 소주보다 맛과 향이 풍부한 것이 특징. 대신 제조법이 다른 만큼 가격도 기존 희석식 소주보다 크게 높다. 

    그렇다보니 ‘증류식 소주’를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무늬만 증류식 소주도 나오고 있다.

    CU가 지난 3월 1일 단독 출시한 ‘독도소주’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국내산 쌀을 발효, 증류한 원액과 울릉도 해양심층수가 함유된 증류식 소주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온전한 증류식 소주로 보기는 힘들다. 

    ‘독도소주’ 성분표에는 희석식 소주에 들어가는 주정과 결정과당, 고과당, 효소처리스테비아 등의 감미료가 함유됐다. 주정은 고구마, 타피오카 등을 발효해 연속식 증류를 통해 얻은 고순도 에틸알코올이다. 사실상 희석식 소주의 원재료가 고스란히 쓰인 셈이다. 

    이 ‘독도소주’의 가격은 일반 소주보다 30% 이상 비싼 3500원 수준. 그럼에도 프리미엄 소주 열풍을 타고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병을 돌파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오는 14일 출시하는 ‘처음처럼 새로’ 역시 ‘증류식 소주’를 마케팅 용어로 활용하고 있다. 신제품에 소주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증류식 소주를 첨가했다는 것. 하지만 사실 이런 방식은 기존 소주제품인 ‘처음처럼’에도 활용되던 조합방식이다. 기본적으로는 ‘처음처럼’도, ‘처음처럼 새로’도 주정과 감미료를 더한 희석식 소주다. 롯데칠성 측은 증류식 소주가 얼마나 함유됐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제품 성분표에 함유량을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이용해 증류식 소주를 마케팅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증류식 소주의 성분표에는 기본적으로 증류원액과 정제수만 표기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