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 추진4대 은행, 4분기 4조원 전망배당가능이익 차감 불가피… 은행株 민감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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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이 4조원대의 특별대손준비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4대은행 마다 각각 1조원씩으로 배당정책에 차질을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특별대손준비금은 기존 대손충당금이나 준비금과 별개로 필요에 따라 금융당국에서 추가 준비금 적립을 요구하는 제도다.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 확대, 주요 자산의 가격하락 리스크 등의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감안해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을 키우려는 목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4분기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을 신설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분기 은행별로 1000억~3000억원 규모의 추가 충당금을 쌓았지만 실제 발생 가능한 손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높아 보이지만 부실채권 규모가 많이 축소된 영향"이라며 "코로나19가 조기에 종식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대출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손실흡수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유예가 지속되면서 부실채권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고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높아 보이는 착시효과라는 지적이다.

    당국은 4분기 은행들의 재무제표 결산 전에 특별대손준비금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기준도 미국 등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0.4%에 불과한 충당금 수준을 0.8%로 높일 경우 대형 은행별로 평균 약 1조원씩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고 관측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의 총대출채권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지난해 말 기준 0.41%로 전년 0.47% 대비 0.06%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JP모건은행(1.5%), 뱅크오브아메리카(1.3%), 웰스파고(1.4%) 등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은행권은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로 인한 배당 축소와 주가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 신설 등이 발표되자 은행 주가는 급락했다. 

    수조원대의 특별준비금을 더 쌓아야 할 경우, 자연스레 배당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의 취지가 자본의 사외유출을 억제하고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자는 것"이라며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하다고 특별대손준비금 적립분을 전혀 반영하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 은행 주당배당금 전망치는 기존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