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0~1430원 등락… 연내 1500원 전망유동성 비율 점검, 기업대출 주시외화예수금 조 단위 감소, BIS비율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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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달러 강세에 은행들이 외환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리스크 점검에 나서는 모습이다.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2원 오른 1426.7원에 거래를 시작해 10시 현재 1430원을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 전망에 26일 돌파한 이후 하루 새 1421.5원으로 숨을 고르는 듯 했으나 이날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전문가들은 원/달러 1500원대도 열어놔야 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차는 0.75%p로 벌어진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달 빅스텝(0.5%p) 인상을 시사했음에도 연준의 긴축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의 포워드가이던스는 연말까지 기준금리 3%이며 이 총재가 최근 수정할 것을 시사했으나 아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내년 한미 물가상승률 전망 차이가 0.9%로 한국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환율은 약 1525원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변동성 확대에 시중은행들은 환율 1500원을 넘는 상황을 가정한 리스크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외화 유동성비율(LCR)은 규제비율 80%를 훌쩍 넘는 양호한 상태다. 상반기 기준 신한은행이 134.21%로 가장 높고 하나은행 133.67%, 국민은행 120.0% 순이다. 농협은행(109.26%)과 우리은행(107.27%)도 100%를 넘어선다.하지만 낙관할 수는 없다. 먼저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금액이 늘어나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한다. 그만큼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BIS는 6월 말 기준 15.29%로 지난해 말보다 0.23%p 하락했다. 국제 규제비율인 10.5%는 충족하지만 변동성이 커진만큼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빠르게 빠져나가는 외화예수금도 문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유출된 외화 예치금은 한댈 새 53억달러에 이른다. 이날 환율 기준 7조5000억달러 규모다. 환율 상승 영향이 크지만, 외화 예금 증가폭보다 출금 증가세가 강하다. 비싼 달러를 예금하기 보다 가진 달러를 매도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기업들의 달러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은행권이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다. 원자재를 달러로 사들여 원화로 수출하는 업체는 환율 급등 여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의 2분기 말 외화대출금 규모는 894억8300만달러로 지난해 2분기 말 대비 17.31% 증가했다. 기업들이 환율 추가 상승에 대비해 달러를 미리 확보해둔 것으로 풀이된다.시중은행 리스크관리 관계자는 "금리 상승은 직접적인 이자 상승을 계산할 수 있지만, 환율은 우회적인 영향이 커 리스크 예상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며 "지금과 같이 환율이 빠르게 급등할 때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