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신용등급 'A'서 'A-'로 하향 조정"사업경쟁력 저하-영업실적 부진-재무구조 악화"행정처분-입주예정자와의 협의 등 불확실성 여전
-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했다. 앞선 두 건의 붕괴사고 이후 저하된 사업경쟁력과 영업실적 부진 그리고 재무구조 악화 때문이다. 아직 행정처분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인 데다 입주예정자와의 협의 역시 숙제로 남아있는 만큼 신용등급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현산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1월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한지 8개월여만이다.현산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은 2013년말 이후 8년여만이다. 당시 현산은 주택경기 침체와 부진한 분양성과로 3분기 누적 영업손실(-68억원)을 기록하면서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강등된 바 있다.이후 영업성적 회복과 안정적 재무구조로 2017년 'A+'로 상향 조정됐으나 이번에 6년 만에 다시 'A'로 강등됐다.이번 강등 이유는 지난해 광주 동구 '학동 아이파크' 철거 현장사고와 이번 붕괴사고로 사업경쟁력이 저하됐으며 사고 현장의 손실 반영으로 영업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올 들어 1조원 이상의 신규수주가 이뤄졌으나, 일부 미착공 사업장의 도급계약 해지가 반영되면서 수주잔액은 2021년 말 33조원에서 상반기 30조원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외주 주택 수주잔액이 20조원에서 18조원으로 감소했다.또한 현산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기로 발표했으며 해당 현장과 관련해 총 3377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그러면서 2021년과 2022년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8.12%, -1.67%로 2018년 분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게다가 최근 건설산업과 관련해 금리 인상, 경기 둔화 우려로 주택시장에서도 거래량 감소, 미분양 물량 증가가 발생하고 있다.현산의 경우 주택 위주의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택경기 둔화시 미분양 및 미입주 위험 현실화 가능성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분양 등 주택경기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나이스신평측은 "올 들어 원자재 쇼크,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등 거시경제 요인과 더불어 주택건설 경기 위축 가능성이 증가했으며 주택건설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의 수익성 악화와 재무 부담 증가 우려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뿐만 아니라 PF 유동화 증권 차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현금 유동성 및 재무적 융통성을 활용하며 차입금이 확대되는 등 재무 부담이 증가했다.붕괴사고 발생 이후 현산이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 인수를 제공한 PF 유동화 증권의 차환 위험이 대두됐다.현산측은 우발채무 규모 감축을 위해 사업장별 진행 상황을 고려해 △일부 사업장 계약해지 △PF 유동화 증권 만기시 대여금 전환 △토지담보대출로 상환 등을 시행했다. 추후 자금 시장이 경색돼 차환 발행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시장에서 조달하던 증권성 자금을 줄이고 보유 현금과 은행 대출 등으로 전환한 것이다.이에따라 PF 유동화 증권 규모는 지난해 말 2조7292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8183억원으로 줄어들었으나, 이 과정에서 차입금이 1조8021억원에서 2조4326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아울러 사고 결과 행정처분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처분 수위에 따른 사업경쟁력 저하에도 불확실성이 있다.붕괴사고의 경우 9월22일 청문이 진행됐으나, 현산의 요청과 청문 주재자의 의견을 고려해 추가 청문이 실시될 예정이다.애초 9월내로 예상됐던 행정처분 결정이 단기간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추가 청문과 더불어 관련된 형사재판 진행 과정에서 사고원인 및 책임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행정처분 결과로 책임 범위가 넓게 인정되는 경우에는 신규수주 활동이 위축되고 브랜드 경쟁력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앞서 발생한 학동 사고는 영업정지 8개월 처분과 과태료가 부과됐으나, 현산의 취소소송 청구로 영업정지 처분은 현재 집행정지 상태다.붕괴사고 현장의 입주예정자와의 분쟁도 지속하고 있다. 현산은 전면 재건축을 하고 입주예정자에게 주거지원비와 지연배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배상금 산정 방식을 두고 현산과 입주예정자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현산 본사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등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지만 현산은 추가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한편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위해 고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등 자본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게다가 지금과 같이 경기가 좋지 않으면 아예 금융투자 혹은 회사채 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의 리스크 회피로 대출이나 CP(기업어음) 역시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