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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어 유럽도 원자재 '脫중국' 선언… 배터리 업계, 공급망 다각화 총력

EU,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 'RMA' 제정 움직임美-歐 중심 양대 공급망 동맹 결성… "중국발 리스크 최소화"국내 업계, 濠-加 등 국가와 MOU 체결 등 협력 확대 나서

입력 2022-10-05 03:11 | 수정 2022-10-05 10:26

▲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연합뉴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이 원자재 분야의 '탈중국'을 선언했다. 최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에너지 부족을 겪으면서, 원자재 전쟁에서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국제적 정세에 맞춰 국내 배터리 기업도 대중 의존도를 낮추는 등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유럽의회 연례연설에서 "리튬과 희토류는 곧 석유나 가스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제 다시는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유럽핵심원자재법(RMA)'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리튬과 희토류 등 주요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현지 및 동맹국 생산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라이엔 위원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반도체-전기모터-배터리에 필수적인 희토류, 리튬 등 확보를 위한 새 파트너로 호주, 인도, 칠레, 멕시코, 뉴질랜드 등을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2026년 시행될 'EU 배터리 여권제' 활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2026년부터 유럽에서 생산, 판매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원재료 출처를 공개하는 것으로, 유럽의 환경-인권 규제에 부합하는 배터리만 사용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원자재 환경 기준 강화로 생산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중국산 원자재를 배제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으로선 경쟁사 CATL 등 중국 배터리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혜택을 볼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높은 중국산 원자재 비중은 부담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리튬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64%에 달했다. 2차전지의 핵심 원자재인 코발트는 81%를 중국에 의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계는 공급망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SK온은 최근 호주 퍼스에서 '글로벌 리튬'과 리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SK온은 향후 글로벌 리튬사가 소유-개발 중인 광산에서 생산되는 리튬 정광(불순물을 제거한 광석)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 호주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자 니켈, 코발트 등 다른 배터리 핵심 광물에서도 주요 생산국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도 호주 라이온타온과 리튬 정광 최종 공급계약을 체결,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리튬 정광 70만t을 공급받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의 협력도 넓혀가고 있다.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우레이크가 그 대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부터 3년간 일렉트라로부터 황산코발트 7000t을 공급받는다. 2025년부터 5년 동안은 아발론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5000t, 10년간 스노우레이크가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20만t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캐나다는 세계 니켈 매장량 5위, 정련 코발트 생산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국가도 알아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폭스바겐과 BMW 등 독일 완성차 업체가 중국 CATL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는데, 이를 단번에 끊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는 엄청난 규모를 가진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정치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는 거 같다"며 "중간에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법 제정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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