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중소형 GA 인수… 내달 400억 출자신한라이프, 내년 1월 TM조직 판매자회사 이전 추진한화생명, 대형GA 피플라이프 인수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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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상품의 개발(제작)과 판매를 분리하는 이른바 ‘제판분리’가 보험업계 화두로 자리 잡은 가운데,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일찍이 제판분리를 완수한 한화생명은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피플라이프 인수를 목전에 뒀고, 신한라이프는 내년 1월을 목표로 핵심 영업 채널인 TM(텔레마케팅)조직을 기존 판매자회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업계 내 제판분리 행렬이 가속화되자 업계 1위 삼성생명도 기존 판매자회사 조직 확대를 시작으로 제판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중소형 GA 인수에 성공했고, 내달 400억원 규모의 자금 수혈이 예정돼 있다.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피플라이프 최종 인수를 놓고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피플라이프는 소속 설계사 수 3760여명 규모의 대형 GA로, 매출액 기준 업계 6위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1465억원, 99억원이다.한화생명 관계자는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피플라이프 인수를 검토 중이다”며 “다만 최종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으로,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한화생명은 지난해 4월 대형사 중에선 최초로 제판분리에 성공했다. 총자본 6500억원, 임직원 1300여명, 설계사 약 2만명 규모의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하고 영업에 돌입했지만, 지난해 1700억원 영업 손실을 내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한화생명은 그간 설계사 500여명 규모의 리노보험대리점을 비롯해 중소형 GA 위주의 인수 및 판매 제휴 전략을 펼쳐왔으나, 성과가 신통치 않자 영업력을 단숨에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대형 GA 인수를 꾸준히 모색해 왔다.피플라이프는 M&A 시장에 나온 이후 한화생명과 여러 차례 협상이 진행된 바 있지만, 인수가에 이견이 커 번번이 협상이 결렬됐었다. 시장에선 이번 피플라이프의 인수가가 2000억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생보업계 4위 신한라이프의 경우 내년 1월을 목표로 본사 주력 영업채널인 TM조직을 판매자회사 신한금융플러스에 단계적으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신한라이프는 본사와 판매자회사가 영업채널을 각각 운영해 진정한 의미의 제판분리가 실현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으나, 이번 TM조직의 자회사 이동을 시작으로 제판분리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더욱이 신한금융플러스는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이 오렌자라이프와 합병 전인 지난 2020년 신한생명 사장 때 설립한 것으로, 성 사장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성 사장은 신한금융플러스 설립 이후 2020년 당시 불량 GA로 업계 퇴출 수순을 밟고 있던 리더스금융판매의 영업조직(2000여명 규모)까지 인수하며 덩치를 크게 키운 바 있다. 성 사장은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다만, 성 사장은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선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제판분리를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이밖에 삼성생명도 판매자회사인 삼성생명금융서비스 키우기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말 유니온사업추진TF를 구성해 조직 확대에 나섰고, 그 결실로 지난 5월 라이나금융서비스 8개 지사 양수, 7월엔 중소형 GA 다올프리에셋 인수에 성공했다.이로써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50개가 넘는 지사에 2000명에 가까운 설계사가 근무하는 대형 GA로 탈바꿈하게 됐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내달 400억원 출자도 계획도 밝혔다. 삼성생명의 누적 출자액은 총 800억원이 된다.한편, 제판분리 관련 중소형 생보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먼저 미래에셋생명은 한화생명 이전에 보험업계 최초로 제판분리를 단행했고, 내년 초 KB생명과 합병이 예정된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6월 판매자회사 KB라이프파트너스를 설립하며 제판분리에 나섰다.동양생명은 올해 초 본사 TM조직을 분리해 업계 첫 TM판매자회사 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라이나생명도 판매자회사인 라이나금융서비스에 본사 TM조직을 넘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