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20개 계열사 ‘쓱데이’ 전격 취소 결정이커머스, 행사 계획 일제 수정… 차분한 마케팅 전환국가 애도 기간 맞춰 행사 규모 줄이고 소극적 마케팅만
  • ▲ G마켓은 '빅스마일데이'를 지우고 세일을 내세웠다.ⓒ지마켓
    ▲ G마켓은 '빅스마일데이'를 지우고 세일을 내세웠다.ⓒ지마켓
     “적극적인 외부 마케팅은 일체 중단하고 쿠폰만 발급하는 중입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54명이 사망한 대형 사고로 인해 유통업계의 성수기가 싸늘하게 얼어붙고 있다. 유통업계의 핼러윈 행사 전면 취소는 물론 연중 최대 할인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의 개막식까지 무산되면서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 

    연중 최대 규모 할인 행사를 추진해오던 업계에서는 마케팅을 최소화하는 한편, 매출 영향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핼러윈 데이’를 맞은 주요 유통 채널의 풍경은 싸늘하다.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인해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오는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핼러윈은 고사하고 11월 예정됐던 대형 할인 행사도 일제히 취소되는 분위기”라며 “사전 계약됐던 행사야 진행 되겠지만 마케팅을 최소화하는 등 소극적인 판매만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유통업계는 빠른 뒷수습에 나서는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0일 잠실 롯데월드몰 팝업스토어, 핼러윈 퍼레이드 등을 모두 취소했고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브랜드별 장식물의 철거에 나섰다. 대형마트도 비슷한 분위기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핼러윈 관련 포스터나 이미지를 전부 제거, 프로모션도 전부 취소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유통업계 연중 최대 할인행사인 ‘코세페’다. ‘코세페’는 지난 3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1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에 따라 개막식이 전격 취소됐다. 

    이런 분위기에 이커머스 업계의 타격은 적지 않다. 통상 이커머스 업계는 ‘코리아세일 페스타’를 전후해 연중 최대 행사를 진행해왔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20여개 온·오프라인 계열사가 총 출동하는 ‘쓱데이’ 및 ‘빅스마일데이’ 행사를 전격 취소키로 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됨에 따라 오늘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진행키로 했던 ‘쓱데이’ 등 대형 행사를 취소키로 했다”며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G마켓·옥션도 예정됐던 ‘빅스마일데이’를 취소하고 ‘빅스마일’ 등의 로고를 모두 제거한 상태. 사전 계약된 일부 행사 물량만 소극적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 ▲ 11번가는 '십일절 페스티벌'을 '그랜드 십일절'로 교체했다.ⓒ11번가
    ▲ 11번가는 '십일절 페스티벌'을 '그랜드 십일절'로 교체했다.ⓒ11번가
    롯데 유통군의 8개 계열사의 통합 할인행사 ‘롯키데이’도 주요 이벤트를 모두 취소하고 외부 마케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이미 롯데온의 메인화면에서는 ‘롯키데이’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 예정된 할인행사는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소극적인 행사로만 진행키로 했다.

    내달 1일부터 ‘십일절 페스티벌’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11번가도 행사명에 있던 ‘페스티벌’ 등의 표현과 축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을 모두 없애고 대신 ‘그랜드 십일절’이란 이름으로 변경해 ‘차분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티몬 역시 같은 날 예정됐던 ‘몬스터절’의 축제분위기 문구나몬스터 캐릭터 이미지를 수정하는 등 일반 할인행사 수준으로 변경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핼러윈 데이를 겨냥한 라방이나 특가, 프로모션은 이미 전량 취소된 상황”이라며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가질 예정이었던 백화점도 차분한 연말을 준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이태원 참사’에 따른 유통업계의 소극적 마케팅은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적으로 감돌았던 추모, 애도는 유통업계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 바 있다. 채널별로 차이는 있지만 많게는 10% 안팎의 매출감소까지 이뤄졌기 때문. 

    업계에서는 이번 대형 참사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당분간 ‘이태원 참사’의 애도 기간에 발을 맞추며 매출 영향을 예의주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