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인사 12월로 당겨본점 소재지 정관변경 추진노조 "배임·직권남용"
  • ▲ 산업은행 노조가 28일 오전 본점 부산 이전을 위한 이사회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
    ▲ 산업은행 노조가 28일 오전 본점 부산 이전을 위한 이사회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이전이 이르면 내달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이사회가 29일 이사회를 열고 동남권 영업조직 확대를 담은 조직개편안을 논의하기로 하면서다. 해당안이 확정되면 산은법 개정 전에 직원들 100명이 부산 일대 지역으로 발령나게 된다. 

    28일 산업은행 노조는 "산은법 개정 전에 부산을 이전하는 꼼수"라면서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산은 노조는 이날 오전 산은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석훈 산은 회장은 경제위기에도 위기 대응에 전력할 생각은 않고 정권 눈치를 살피며 본사 이전을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최고위원, 김민석·이수진 의원이 참석했다. 또 금융노조 집행 간부도 대거 자리했다.  
      
    노조는 이사회서 해당 내용이 결의될 때는 전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조윤승 노조위원장은 "강석훈 회장이 노조의 경고를 무시한 채 이사회 결의를 강행한다면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하고 사내, 사외이사 전원에 대한 배임, 직권남용 혐의 고소고발, 퇴진운동 등을 통해 불법적인 이전 시도에 맞설 것"이라 밝혔다. 

    조 위원장은 "부서 신설 및 이전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 아니고 회장이 결재하고 추진하면 가능한 사항이나, 산은법 개정 전에 무리하게 추진하는 만큼 강 회장 혼자서 책임을 떠맡기엔 부담스럽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외이사들은 배임 또는 직권남용이 될 지 알 수 없는 책임을 회장과 함께 지고 싶지 않을 것"이라 했다. 

    최근 임기를 7개월여 남긴 조한홍 사외이사가 일신상 이유로 사임한 것도 강 회장의 무리한 이전에 따른 것이라는 게 산은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사회 안건으로 오른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중소중견금융부문은 지역성장부문으로 변경된다. 또 동남권투자금융센터가 신설된다. 부산경남지역본부는 동남권지역본부로 새 이름을 쓰고 영업점 7곳을 4곳으로 통합하게 된다. 또 해양산업금본부 내에는 해양산업금융2실을 신설한다. 

    지난 6월 취임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산은 본점 이전을 추진 중에 있으나 이를 위해선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필수적이다. 산은법에서는 산은 본점을 서울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강 회장은 조직·인사 개편으로 본점 이전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동시에 산은 본점 소재지를 산은 정관에 규정하도록 산은법을 개정할 전망이다. 본점 소재지를 둘러싼 논란을 잠시 피하고 정관상 본점 소재지는 지방이전이 확정된 뒤 변경하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