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에 선발대 100명 갈 듯법안 막히자 조직개편으로 우회노조 "배임 등 법적 투쟁""선발대 계획없다"… 강석훈 말바꾸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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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은행 노조
    KDB산업은행이 29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동남권 영업조직을 확대하는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한 법 개정에 진통이 예상되자 이에 앞서 해당 지역 인력을 대거 확대하는 우회로를 택한 셈이다. 

    노조 측은 "꼼수 이전에 법적 투쟁을 불사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해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산은 이사회에서 확정된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중소·중견금융부문과 부산·경남지역본부는 각각 지역성장부문과 동남권지역본부로 이름을 바꾼다. 또 해양산업금융본부 산하 해양산업금융2실도 신설된다. 

    개편안이 추진되면 50~100여명의 산은 직원들이 서울서 부산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산은은 연말까지 정원 및 예산을 확정한 뒤 내년 1월부터 동남권 지역에 추가 인력이 근무하도록 할 계획이다.

    산은 노조는 이날 이사회를 1시간 앞둔 오후 2시부터 집회를 열고 이사회 의결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강석훈 회장이 이사회 결의를 강행할 경우, 노조는 물리력을 동원해 이사회를 저지하고 사내, 사외이사 전원에 대해 배임과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산은의 이번 조직개편안 추진은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국정계획인 산은의 부산 이전을 위한 첫걸음이다.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위해선 국회에서 산업은행법 개정이 필수적인데 이에 물리적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실현 가능한 조직개편을 통해 본점 이전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부산 선발대' 선을 그어왔던 만큼 대규모 인력 이동이 이뤄진데 따라 자신의 발언을 뒤집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른다. 

    당시 강 회장은 "부산 이전을 앞두고 직원 500명을 부산에 (선발대로) 보낼 계획이 없다"면서 "국회서 논의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부울경 지역 영업조직 강화 차원서 인력을 배치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법 개정을 위한 국회 설득이 부족했던 데다 산은 노조의 이전 반대 근거인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논의없이 강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산은 본점 이전을 담은 산은법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끝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