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개선-재무건전성 제고로 3년 만에 상향매출원가-판관비, 10년새 최저… 5%대 이익률 지속유상증자-자구노력… 차입금의존도 역시 10년 최저"장기 미착공, 분양 성과 등 주요 프로젝트 '예의주시'"
  • ▲ 서울 강남구 소재 두산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강남구 소재 두산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두산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이 소폭 개선됐다. 개선된 수익성을 유지한데다 유상증자와 자구노력 이행 등으로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사업영역을 주택외 부문으로 적극 확대하고 있는 만큼 사업 정상화가 기대된다.

    다만 분양시장 경기가 한풀 꺾인 만큼 장기 미착 분양현장의 분양개시에 따라 추가 대손이 인식될 수 있는 만큼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정기평가를 통해 두산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B-'에서 한단계 높은 'B'로 평가했다. 2019년 12월 정기평가 이후 3년만이다.

    이들 신용평가사는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최근 영업 수익성이 개선된 점과 △지난해 2500억원의 유증으로 재무안정성이 제고된 점을 평가 이유로 꼽았다.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액은 86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9459억원에 비해 8.65% 감소했다.

    지난해 다수의 프로젝트가 준공된 이후 신규 프로젝트 착공까지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성장세가 답보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분기 매출액은 2020년 4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감소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5.73%로 전년 5.75%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원자재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토목, 개발형 주택사업 등의 원가율이 상승했으나 정비사업 부문에서 도급계약 증액으로 원가율이 개선되며 전사 원가율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매출원가는 7704억원으로 3분기말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직전 9년간 3분기 말 평균 원가는 1조913억원이다. 올해 원가율은 9년 평균 89.7%보다 1%p가량 낮은 88.8%다.

    판관비 역시 최근 10년새 최저치를 시현했다. 9년간 3분기 말 평균 판관비는 821억원이며 올해 3분기 말 판관비는 465억원에 불과하다. 판관비율은 9년 평균 6.84%보다 1.5%p 낮은 5.3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원가 개선 노력으로 영업이익은 2020년 3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11년 만에 흑자를 달성한 순이익도 최근 10년간 최대치인 89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순이익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함께 두산건설은 꾸준한 자구계획 이행으로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2020년중 시공권 매각에 따른 대여금 회수 및 관계사 지분 매각, 밸류웍스와 Doosan Heavy Industry Vietnam Haiphong 사업 부문 인적분할에 따른 차입금 이관 등으로 차입금 규모는 2019년 3분기 1319억원에서 2020년 3분기 472억원으로 64.2% 줄였다.

    이후 분양실적이 우수한 주택현장들에서의 양호한 현금흐름으로 순차입금이 2021년 3분기에도 500억원 규모를 유지했으며 유증 대금으로 회사가 지급보증을 제공한 용인삼가와 천안청당 현장의 PF 차입금이 상환되면서 유동성 위험을 현저히 줄였다.

    올 들어서는 매입채무 감소 및 정비사업 관련 대여금 증가 등으로 차입 규모가 지난해 3분기보다 12.9% 늘어난 565억원을 기록했지만, 양호한 영입성적과 유증에 따른 자본 규모 확대 등으로 재무건전성은 이전보다 개선됐다.

    자본 규모가 지난해 3분기 3042억원에서 올해 3분기 5643억원으로 85.4% 늘어나면서 차입금의존도는 10.0%로,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채비율 역시 부채가 소폭 증가(1조3289억원, +1.79%)했으나, 자본 확충에 따라 지난해 3분기 429%에서 235%로 193%p 개선되며 정상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수익성 및 건전성 개선으로 이자 지급능력을 가늠하는 이자보상배율도 2년 연속 2배수를 기록했다. 앞서 8년 동안은 3분기말 기준 1배수를 밑돌았다.

    영업실적 개선 및 재무성과와 함께 두산건설은 분양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건설의 계약잔액은 7조5538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 1조3986억원 기준으로 5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주택사업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토목 민자사업의 강자인 두산건설은 5월 수도권 상습 정체 지역의 교통난 해소와 시민 교통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수년간 공사를 진행해 온 '신림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과 '신분당선(용산~강남)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 1단계(신사~강남) 구간'을 동시 개통했다.

    또한 2017년 두산건설이 최초로 제안한 서부선도시철도사업(새절역~서울대입구역)과 서창~김포도로 등이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어 수주가 유력시되고 있다.

    친환경정책에 맞춘 연료전지 발전사업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8년 착공한 인천 연료전지 사업(2543억원 규모)은 지난해 상업 운전에 들어갔으며 2021년 착공한 광주 '빛고을 에코에너지' 발전사업(820억원 규모)도 올해 9월 완공해 상업 운전에 돌입했다.

    뿐만 아니라 2월 충북도와 청주시, 한국도로공사가 업무 협약한 서청주 나들목 20㎿ 규모 연료전지 발전사업에도 참여하게 됐다.

    정성훈 나이스신평 실장은 "토목 부문의 주요 손실 현장들이 대부분 공사가 일단락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토목에서 대규모 추가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진행 중인 주택사업 현장의 예정원가율 고려시 채산성이 우수한 민간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지표상 재무건전성은 개선됐으나 추후 장기대여금 등에서의 대손에 따른 재무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3분기말 기준 '일산 제니스' 및 '한우리 리조트' 관련 장기 미회수 채권 금액이 약 220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급보증 PF 차입금의 상환으로 장기미착 현장(천안청당, 용인삼가) 관련 장기대여금 합계가 약 3500억원을 육박하고 있다.

    단기간내 대손 금액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향후 장기미착 사업을 분양 개시하거나 장기 미회수 채권 금액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추가 대손이 인식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프로젝트 모두 내년 분양이 예정됐으나 부동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성훈 실장은 "분양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지속함에 따라 향후 급격한 주택경기 변동에 따른 위험이 있다"며 "또 채권 회수가 장기 지연되고 있는 완공 현장을 중심으로 대손상각비 등 추가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장별 채산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