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베트남 법인 설립 24년만에 '1000억 매출' 달성코로나19 확산 여파 중에서도 내실 다지기 효과엔데믹 이후 외식 수요 폭발… 코로나19 이전 대비 20% ↑
  • 최기열 롯데GRS 베트남 법인장이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최기열 롯데GRS 베트남 법인장이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점포 하나하나의 위생과 품질 향상을 통해 점당 매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그간 돌아보지 못했던 기본을 챙긴 것이 주효했다.”

    지난 9일 베트남 호치민 7군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최기열 롯데GRS 베트남 법인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끝나게 되면 오프라인 식음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예측을 믿고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롯데리아는 1998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해 올해로 24년이 됐다. 현재 주요 경쟁사인 KFC를 비롯해 필리핀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졸리비와 경쟁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들에게는 롯데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통한다. 2008년 진출한 롯데마트나 2017년에 문을 연 롯데면세점보다 훨씬 빨리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현재도 베트남에서 롯데리아는 ‘롯데’로 통용된다. 이 때문에 롯데마트 진출 초기에는 ‘롯데리아마트’라고 부르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최 법인장은 “현재 3000억원 규모인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3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2위사업자인 KFC보다 점포수로도 80개나 더 많다”고 말했다.
  •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파티룸을 별도로 구성해 가족 단위 위주인 베트남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파티룸을 별도로 구성해 가족 단위 위주인 베트남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롯데GRS는 베트남 진출 24년만에 연간 매출 1000억원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11월 월마감 기준 이미 1000억원을 넘은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식 경기 난항에도 기념비적인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비결은 ‘기본’에 있었다. 5개월간의 락다운을 진행하면서 베트남의 외식 경기는 말 그대로 얼어붙었다. 최 법인장이 2년 2개월 전 주재원으로 베트남 법인에 처음 왔을 때에는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후 1년 뒤 법인장이 된 최 법인장은 ‘업의 본질’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점포 리뉴얼을 통해 인테리어를 재단장하고, 위생 등 환경개선에 집중했다. 가족단위 방문 고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파티룸도 재단장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KFC와 졸리비 등은 배달 수요에 집중했다. 롯데GRS 역시 배달 수요를 안고 가면서도 배달에만 사업이 매몰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았다.

    최 법인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매출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패스트푸드 업의 본질은 매장을 찾는 고객과 그 고객에 공간을 제공하는 것”면서 “외형확장보다 코로나19 이후 관심도가 높아진 위생환경 개선과 광고, 편의 등에 신경 쓰면서 압도적인 1위 사업자가 되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9일 롯데GRS 베트남 법인 사무실에서 최 법인장이 뉴데일리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롯데GRS
    ▲ 지난 9일 롯데GRS 베트남 법인 사무실에서 최 법인장이 뉴데일리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롯데GRS
    현재 베트남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는 치킨과 밥을 함께 파는 메뉴가 보편화돼있다. 닭고기와 쌀을 주로 먹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식성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KFC, 졸리비, 맥도날드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일상화된 이 메뉴를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롯데GRS다. 현지 시장을 분석하고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 메뉴를 선보이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또 프라이드 치킨 위주인 경쟁사들과는 달리 여러 양념이 곁들여진 이른바 ‘K-치킨’ 형태의 메뉴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것도 주효했다.

    코로나19 이후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식품을 다루는 업인 만큼, 한 번의 사고로 회사의 존립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법인장은 “현재 베트남에 나와있는 롯데중앙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질 체크를 철저히 하고 수시로 점포를 방문해 위생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매장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위생 및 근무환경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지난 9일 찾은 베트남 호치민시 응오지아뜨점의 전경ⓒ조현우 기자
    ▲ 지난 9일 찾은 베트남 호치민시 응오지아뜨점의 전경ⓒ조현우 기자
    24년 만에 ‘1000억 금자탑’을 세웠지만 롯데GRS는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이미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대비 20% 매출 신장이 이뤄지고 있고, 다낭과 나트랑 등 관광지역의 매출이 평균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늘어나고 이를 통해 지역 거주민들의 소득이 회복될 경우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 법인장은 “계속해서 내실화와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부족했던 내부 전산 관리 시스템 등의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내년 한 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3년, 5년, 다음 10년을 바라보는 작업들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직언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