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영업익 30% 준 삼성…4Q엔 40% 감소 예상가전·TV수요 먹구름...LG전자 영업익 전망도 재차 하향실적 보릿고개 내년에도…비용 줄이고 생존전략 세우기 분주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는 더 큰 실적 혹한기를 맞을 것을 예상된다. 가전과 TV 등의 소비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까지 이어질 실적 보릿고개에 생존 전략을 세우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15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4분기 매출은 76조 원대수준을, 영업이익은 8조 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예상대로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40%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다.

    4분기에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거의 반토막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증권사들은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기존 예상치인 8조 원대를 벗어나 7조 원 벽까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직전 분기인 지난 3분기에 비해서도 영업이익이 35% 넘게 줄어드는 것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절반 수준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3분기에도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당시 이익 규모는 10조 8520억 원으로 그나마 10조 원대를 지켰지만 4분기엔 여기서 또 한번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할 전망이다.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가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만큼 메모리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으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보다 감소폭이 더 가파를 것으로  보이는데,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에서만 8조 8400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삼성이 올해 4분기에는 여기서 50% 넘게 줄어들 가능성을 제기하며 4조 원대 턱걸이를 유력하게 본다.

    여기에 올 하반기 들어 꺾인 가전과 TV, 스마트폰 수요가 4분기에도 이어지며 세트(DX)사업에서도 통상 성수기로 불리는 4분기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특히 TV사업의 경우 연말 성수기 효과에 올해는 늦어진 월드컵으로 특수를 노려볼만 하다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예상보다 수요 회복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가전과 TV사업 비중이 큰 LG전자도 4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 LG전자 매출액이 22조 원 초반대, 영업이익은 5000억 원 안팎을 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가전과 TV 수요가 꺾이면서 증권사들도 잇따라 LG전자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성수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됐던 4분기도 당초 시장 예상치보다 점차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LG전자에서도 TV사업 부진이 눈에 띈다. 지난 2분기에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LG전자 HE사업본부는 3분기에도 영업손실 554억 원을 내며 적자 폭을 키운 바 있는데 이번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손실을 낼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사고 있다. 4분기에는 성수기를 맞아 경쟁사들과 마케팅이나 판촉 경쟁이 더 심화되는 탓에 영업손실 규모가 3분기보다 2배 가량 커져 10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낼 수 있다고 증권업계는 예고했다.

    다행히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장(VS)사업이 4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시름을 덜었다는 평가다. 연말 기준으로 수주잔고도 지난해 60조 원 규모에서 30% 이상 증가한 80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여 내년 이후 성과가 더 기대되는 사업이 됐다.

    문제는 내년까지도 글로벌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등 거시 경제 전망이 어둡고 삼성과 LG의 사업 전망도 안갯 속이라는 것이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전이나 TV는 물론이고 반도체도 올 하반기와 비슷하게 수요 감소 여파가 거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해 이 같은 실적 혹한기에 효과적으로 버틸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이 내년 최우선 경영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내년도 인사 및 조직개편을 시작해 최근 대부분 마무리짓고 전사적으로 내년 전략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이날부터 사흘 간 진행한다. 전사와 모바일(MX)사업부를 시작으로 16일에는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오는 22일에는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내년 전략 구상을 본격 시작한다. 한종희 DX부문장과 경계현 DS부문장이 회의를 주관한다.

    LG전자는 지난달 일찌감치 인사와 조직개편을 진행한데 이어 이달 8일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주재로 사장단 협의회를 열고 내년 전략 구상을 마쳤다. 삼성과 LG 모두 내년 암울한 시장 전망에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