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신평사, 내년 증권산업 전망 비우호적…신용 전망 '부정적'높은 금리 수준 및 투자심리 위축 지속…이익창출력 약화 우려부동산금융 등 위험자산 건전성 저하 및 투자손실 본격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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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잇달아 내년 증권산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둔화를 비롯한 부정적인 업황이 내년에도 업계에 전반적으로 이어지면서 리스크관리 능력에 따른 성과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내년 증권사 실적 및 증권업종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비우호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날 한국기업평가는 '2023년 산업 신용전망 미디어데이'에서 내년 증권사들이 업황 저하와 부동산 PF 리스크의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증권업종의 사업환경에 대해 비우호적인 평가를 했다. 실적 방향은 '저하',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올해의 경우 증권사들은 비우호적인 사업환경 속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증시 위축 및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 수익이 매우 감소한 데 이어 금리 급등과 증시 변동성 확대로 채권평가손실과 지분증권 평가손실이 확대돼서다.

    기업금융(IB) 부문의 경우 PF를 중심으로 수익 규모가 확대되며 상반기까지 견조한 실적이 이어졌으나, 하반기 들어 PF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실적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업황 저하에 따른 실적 부진에 대응한 위험인수 확대가 지속되면서 자본 완충력이 저하됐다"라며 "우발채무를 비롯한 IB 투자가 확대됐고, 감소세를 보이던 파생결합증권 잔액도 증가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증권업의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금리 상승 추세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나,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긴축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증시거래 부진이 지속되고 보유 금융자산의 가치 하락 위험도 상존한다"라며 "주택시장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분양이 확대되고 오피스, 상가, 물류센터 시장이 위축되면서 PF를 비롯한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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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전반의 실적도 올해와 비교했을 때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증시거래 위축 및 신용공여금 감소로 인해 위탁매매 수지가 저하될 것"이라며 "금리 상승세 둔화 및 기인식 채권평가손실 환입에 힘입어 채권운용 수지는 개선되지만, 글로벌 자산시장의 불확실성 지속으로 집합투자증권 등 자기자본(PI) 투자 관련 손실 위험이 커져 상품운용 실적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 속 증권사 실적의 뇌관으로 자리 잡은 IB 부문의 수익성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PF가 감소하는 가운데, 금융시장 전반의 긴축기조로 주식자본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 부문의 부진한 실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조달비용 상승과 PF 관련 대손비용 부담도 수익성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보수적인 리스크관리 강화로 위험투자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우발채무 현실화 및 투자자산 신용위험 확대로 재무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는 금리상승세 둔화와 유동성 지원정책에 힘입어 점차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유동화증권 차환 리스크 부담은 기초자산 및 증권사별로 차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증권사의 주요 신용도 이슈로는 ▲부동산 PF 리스크 확대 ▲자금시장 경색과 유동성 대응력 등을 꼽았다. 특히 부동산 PF 리스크는 수익성, 재무건전성, 유동성 등 재무제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일반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중이 크고, 유동성 대응력과 자본 완충력이 열위해 PF 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종합 IB의 경우 PF 리스크는 비교적 낮지만 기업대출, 해외자산투자 등 위험인수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재무 부담이 결코 작지 않은 수준"이라며 "현 신용도에 부합하는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높은 위험관리 능력이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도 내년 증권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재우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높은 금리 수준은 투자중개, 자산관리, IB 부문 등 대부분 사업영역에 부정적"이라며 "부동산금융 등 건전성 저하가 본격화되고, 계열 지원과 자본력 취약한 중소형사의 경우 영업 경쟁력 악화 및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재성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최근 브릿지론, 중후순위, 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고위험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빠르게 확대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대손비용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실적은 올해 대비 저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