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과징금 처분 불목 제기 소송서 패소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 "공정 경쟁 제한"금융상품 비교 추천 사업 및 검색 서비스 강화 전략 신뢰성 타격
  • 검색 알고리즘 조작 혐의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를 상대로 불복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금융상품 비교 추천 사업을 비롯한 검색 서비스 강화 전략 등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신뢰성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1부는 최근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네이버는 2012~2020년 자사 상품·서비스를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기 위해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267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는 G마켓, 인터파크, 11번가 등 경쟁사보다 자사의 스마트스토어 상품을 우선 노출되도록 알고리즘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측은 소비자 편익을 위한 조정이라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네이버의 알고리즘 조정행위는 경쟁제한 효과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로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며 “자사 스마트스토어 입점상품이라는 이유로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시킨 것은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라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인해 향후 네이버가 준비 중인 각종 비교 추천 서비스를 비롯해 검색 서비스 강화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특히,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준비하고 있는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네이버파이낸셜, 비바리퍼블리카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금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8건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한 바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내년 2분기 이후부터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서비스에서도 유사한 일이 재현돼 시장질서가 교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색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2024년까지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에어서치’를 전면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 통합 검색 대비 에어서치의 차별점은 이미지·동영상·쇼핑·지식iN 등 정형화된 묶음 단위의 검색 결과가 아니라 ‘스마트블록’ 단위로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캠핑’을 검색한 사용자는 ‘캠핑 준비물 리스트’ ‘초보 캠핑’ ‘캠핑 장비’ ‘차박 용품’ 등 인기 주제로 구성된 스마트블록을 통해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다.

    하지만 알고리즘의 공정성에 흠집이 생긴 상황인 만큼, 검색 결과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네이버의 알고리즘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라며 “검색을 중심으로 연계된 쇼핑·금융·광고 등의 주요 사업 분야에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