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혜택 부족' 국정감사 지적 후속 조치 나서약정 승계 등 가입조건 완화했지만… 도매대가 인하 요구 대체 차원 지적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동참 넘어 '알뜰폰 번호이동 견제'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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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월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SK텔레콤이 내놓은 온라인요금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도매의무제공 협상과정에서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요구를 대체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일부터 온라인몰 T다이렉트샵에서 제공하는 전용 요금제 언택트 플랜을 ‘다이렉트 플랜’으로 개편했다.

    다이렉트 플랜은 기존 온라인요금제가 지적받은 부분을 개선했다. 기존에는 온라인요금제 가입을 위해 기존 약정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내야 했지만, 약정 승계를 적용하면서 가입조건을 완화했다. 가족요금 할인 혜택과 인터넷·TV 등 유·무선 결합상품에도 가입할 수 있게 변경됐다.

    해당 조치는 10월 국정감사에서 온라인요금제 혜택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로 여겨지기도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서는 온라인요금제의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 담당은 “제도 활성화를 위해 고객 혜택을 강화하고 가입 절차를 편리하게 해서 적극 홍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발표가 임박하면서 SK텔레콤이 상응하는 선제 조치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정부 발표가 22일경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은 알뜰폰 활성화 방안이 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요금제 등 통신비 인하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알뜰폰 사업은 번호이동 수가 늘어나며 통신비 절감에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알뜰폰 번호이동 건수는 18만 건을 넘어서며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와 일몰제 폐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도매의무제공사업자로 알뜰폰 요금제와 수익산정방식에 대한 협상권을 가지고 있다. 알뜰폰 요금 책정방식은 SK텔레콤의 요금제에 따르며, 수익배분비율도 정부와 SK텔레콤의 협상 과정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주요 요금제의 수익산정비율을 동결하는 상황이다. T플랜 요금제 등 일부 요금제만 도매대가를 2% 포인트 인하했을 뿐이다. 알뜰폰사업자가 주력으로 삼는 ‘11GB+일 2GB’ 급 BAND LTE 요금제는 3년째 50%로 동결하고 있다.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발표를 앞두고 온라인요금제 개편을 서두른 건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의 대안적 성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알뜰폰 업계가 요구하는 주력 요금제의 수익배분비율은 동결한 채 요금제 다양화 차원에서 온라인요금제 개편을 추진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온라인요금제 개편을 통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는 모양새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와도 궤를 같이하면서 동시에 알뜰폰 번호이동을 견제하는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약정방식이 아닌 자급제와 알뜰폰을 통한 개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저렴한 온라인요금제의 가입조건을 완화했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부응하면서 국정감사 지적사항 이행이라는 구실도 분명하다. 게다가 온라인요금제는 이동통신 3사가 모두 합쳐도 9월 기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를 채 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와도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요금제 개편은 가입자가 적어 가계통신비 인하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사업자들은 실적악화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