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퇴직연금‧GMS 그룹 매트릭스 해체당국, 금융사고시 책임 불명확 등 부작용 지적개편 앞둔 KB‧하나‧우리금융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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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사태 책임소재 불명확 원인으로 금융지주사 매트릭스 조직을 문제 삼자 신한금융지주가 선도적으로 매트릭스 조직을 없앴다. 

    지주와 은행, 비은행 계열사간 매트릭스(겸직) 체제를 유지 중인 여타 금융지주들이 이번 연말 조직개편에서 겸직 체제를 유지할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20일 지주와 자회사 겸직 형태로 운영돼 온 WM(자산관리, 퇴직연금, GMS(고유자산운용) 사업그룹장 겸직을 해제하는 내용의 2023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한 매트릭스 조직은 GIB(해외투자금융)와 GMS(투자운용사업), 퇴직연금, 자산관리(WM), 글로벌사업 등으로 각 그룹장은 자회사 임원을 겸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내년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내 협업 문화가 정착된 영역에 대해서는 지주사의 경영관리 기능을 축소‧효율화하고, 핵심 사업과 신성장 동력 발굴 영역에서 그룹 차원의 협업 전략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주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따로 또 같이’ 관점에서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이 일부 매트릭스 조직을 해체한 이유는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 내부통제 미흡이 주요했다. 

    매트릭스 조직은 계열사 간 업무 속도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사업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금융지주와 계열사 간 권한과 책임 범위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또 한 그룹장이 여러 계열사 주요 부문을 겸직할 경우 '지시 혼선'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라임펀드 환매중지 사태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WM사업그룹 복합점포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지자 금융당국은 당시 진옥동 신한은행장뿐 아니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제재 수위를 보면 진 행장은 당시 ‘주의적 경고'를 조 회장은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주의'에 그치면서 책임의 불균등함이 지적돼왔다. 경영 관련 지시권한은 지주사 회장과 총괄이 갖지만 정작 이에 따른 책임은 계열사 대표들이 감당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금융사고 발생시 지주사 회장, 총괄 등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선관주의(선량한 관리자의 의무)' 이행 정도만 따질 수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매트릭스 조직체제의 내부통제 미흡을 문제삼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 매트릭스 체제가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함이지만 막상 운영해보니 책임소재 등 내부적인 갈등 요소가 생겼고 이같은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트릭스 조직은 신한금융뿐만 아니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자산관리(WM), 해외투자금융(GIB), 투자운용사업(GMS), 글로벌사업, 퇴직연금 등 주요 사업부문 임원들이 계열사 전반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주사 지배구조에 대해 불명확한 부분을 지적하고, 신한금융이 매트릭스 조직을 해체한 만큼 다른 금융지주에도 이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