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활성화 대책 발표… 10~20% 저렴KB국민은행 '리브엠' 이어 토스 시장 진출이통3사, 온라인 요금제 개편 등 대책 마련4대2대2 구조도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 알뜰폰 시장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자본력을 갖춘 신규 사업자의 등장에 이동통신3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알뜰폰 활성화의 기반이 마련되면서 이통3사가 주도하고 있는 통신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최근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도매대가 인하 ▲이통3사 선불폰 신규가입 중단 ▲알뜰폰 제휴카드 확대 등이 포함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항목은 도매대가 인하다. 그동안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업계를 대신해 도매제공 의무가 있는 시장지배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도매대가를 협의해왔다.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3사의 망을 이용하는 대신 음성·데이터·메시지 사용량만큼 도매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과기정통부의 이번 지원 대책을 통해 알뜰폰 데이터 도매대가 요금은 1MB당 1.61원에서 1.29원으로 19.8% 인하되며, 음성 요금은 1분당 8.03원에서 6.85원으로 14.6% 낮춘다. 수익배분 대가율도 1~2%포인트씩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이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각자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낮추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지원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이통3사에 있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알뜰폰 시장은 꾸준히 가입자를 늘리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3년 연속 이용자 만족도 부문에서 이통3사를 앞서는 등 이용자들의 인식까지 개선되면서 고착화된 통신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SK텔레콤이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개편한 것을 두고 알뜰폰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SK텔레콤은 이달 20일부터 온라인몰 T다이렉트샵에서 제공하는 전용 요금제 언택트 플랜을 ‘다이렉트 플랜’으로 개편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약정 사용자도 T다이렉트샵에서 휴대전화를 구매하면 약정을 승계해 위약금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유무선 결합 할인을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이 먼저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개편하고 나서면서,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유사한 개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알뜰폰 시장에 뛰어드는 신규 사업자도 변수다. 이미 KB국민은행의 리브엠이 알뜰폰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내년 1월 말 알뜰폰 요금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7월 머천드코리아와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머천드코리아는 가입자 10만 명 안팎의 중소 알뜰폰 사업자로 이통3사와 망 이용 계약을 체결하고 알뜰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젊은 이용자가 주요 고객인 토스의 영향력이 MZ세대 비중이 높은 알뜰폰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토스가 알뜰폰 시장 진출 이후 괄목할 성과를 거둔다면, 4대2대2 구조가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기정통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점유율은 SK텔레콤(40.1%), KT(22.9%), LG유플러스(20.8%)다. 알뜰폰 시장이 성장 중인 가운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용자가 늘어날 경우 점유율에 큰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비롯해 가계 통신비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가능성이 있다”며 “통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통3사의 경우 가입자 이탈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