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새 근무제 '오피스 퍼스트' 적용'먹통' 사태 대응문제 등 업무 효율성 제고 차원직원들 반대기류 형성… 재택근무 익숙해진 직원들 불만 해소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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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가 내년부터 출근 위주의 근무제를 도입한다. 6개월만에 근무제도가 바뀌면서 원격근무 실험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2023년 3월부터 새 근무제 ‘오피스 퍼스트’를 적용한다.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는 말 그대로 회사 출근을 우선하는 형태다. 격주 단위로 금요일에 쉬는 ‘놀금’ 제도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휴무 ‘리커버리데이’로 축소됐다.

    카카오는 팬데믹 상황으로 돌입한 2020년부터 재택근무를 시행해왔다. 이에 더해 카카오는 7월 재택근무 기반 하이브리드 근무제도를 도입했다. 완전 재택도 가능하며, 자율 출근을 보장하는 형태였다.

    6개월 만에 재택근무에서 출근 기반 근무제도 변경은 데이터센터 화재 대응 과정이 영향을 끼쳤다. 서비스 장애 복구로 인해 놀금에 일하는 직원이 생기며 형평성 논란이 발생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일부 카카오 직원들의 놀금 업무 문제와 더불어 추가 업무 무급여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기도 했다.

    이에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내부 행사를 통해 근무제 변화에 대한 임직원 소통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통 내용을 바탕으로 내부 논의를 거쳐 새 근무제를 도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화재는 계기로 작용했을 뿐, 업계에서는 출근 기반 근무제 전환이 예정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는 7월 판교 아지트 신사옥 입주 시기에 맞춰 근무형태 변화를 준비했다. 당시에도 출근 기반 근무제를 고려했으나, 코로나19 확산 시기와 맞물려 임직원들의 재택에 대한 요구를 수용한 바 있다.

    재택근무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주요 원인이다. 경영진들은 회사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데 재택근무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를 비롯한 ICT 업계 업무는 개발과 마케팅 등 협업이 중요한 직무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자유를 보장하는 선택적 근무제가 ICT업계서 회사 선택의 기준이 될 만큼 중요한 복지로 자리잡은 가운데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조직 단위로 원격 근무를 선택해서 운영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일각에서는 사실상 전면 출근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직원들은 ▲그동안 원격근무에 익숙해진 점 ▲재택근무에 기조에 맞춰 직주근접 형태를 고려하지 않고 주거지를 정한 부분 ▲지난 2년간 업무 효율성 문제는 없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근무제 전환을 반대하는 상황이다.

    카카오가 출근 기반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관련 업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등 판교에 위치한 일부 기업들은 앞서 전면 출근방식의 근무제 시행을 확정하기도 했다.

    한편, 카카오 계열사는 본사 정책과 관계없이 각 사에 맞는 근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근무제도 변화는 공동체는 관계없다”며 “이미 출근을 하는 조직도 있고 재택하는 경우도 있어 전부 다르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격근무로 인한 피로감과 소통 부족, 현장 대응력 약화 등 문제가 드러나며 전면 출근제도 도입을 서두르는 모습”이라며 “이미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부분이 관건”이라고 말했다.